고려 중기 문신 이인로가 쓴 파한집에는 김유신 이야기가 나온다.
천관녀란 기생에 흠뻑 빠져 지내던 유신은 모친에게 꾸지람을 듣고 다신 기생집
출입을 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는다.
어느날 유신은 연회에 참석했다가 말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술을 많이 마신 유신은 말위에서 깜박 잠이 들고 마는데 눈을 떠보니 천관녀의 집 앞이다.
유신은 자신의 결심이 흐트러지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말의 목을 벤다.
4시40분 쯤 오늘은 회룡사까지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길을 걸으며 만화 스토리를 생각했다.
다음 장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한 참 고민을 했다.
어...
정신을 차려보니 회룡사가 아닌 사패산 가는길로 접어든 것이다.
유신처럼 애궂게 말을 죽일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그냥 늘 걷던 산길을 따라 사패산 1보루(386m)에 올랐다.
바람이 시원하다.
하늘엔 자판을 치는 사이 별이 떠있다.
멀리 신천강을 매립한 뒤 하늘높이 올린 롯데타워가 불을 밝히고 있다.
202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