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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가는 길

by 만선생~ 2024. 12. 4.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만난 여자분과 일정이 맞아 무등산을 함께 올랐다.
산을 좋아하고 문학을 좋아하는 연상의 여인이었다.
남편과는 별거 중이었나?
확실히 모르겠다.
문제는 말이었다.
자신의 말을 끝도없이 이어나갔다.
나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묻지 않았다.
내가 그 얘기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알 바 없다는 듯 자신과 주변 사람들 얘길
끝도 없이 이어 나갔다.
처음엔 그런대로 들을만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지치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하란 소리가 목끝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길동무가 있어 좋겠다 싶었던 산행은 이제 고문이 되었다.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저 묵묵히 들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내 얘길 하기엔 내 에너지가 너무 약했다.
하고싶은 얘기도 없었다.
그렇게 정상 가까운 입석대에 올랐다가 산을 내려올 때까지 나는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견디었다.
그녀와 헤어지고 나니 몸이 천근 만근이었다.
걸음을 떼기가 힘들다.
겨우 겨우 광주에 있는 모텔에서 여장을 풀고 잠들려는데 몸이 힘드니 잠도 안왔다.
그렇게 새벽까지 뒤척거리다 겨우 잠이 들었다.
내가 말을 잘들어주게 생겼는지 자기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본래 남 얘기 듣는 걸 좋아하지만 한도가 있다.
정도를 넘어서면 정말 고역이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는데 자기 얘기만 한다는 거다.
내 얘기를 물어보지 않는다.
나에 대한 궁금증이 없다.
대화란 배드민턴과 같다고 생각한다.
주거니 받거니 해야 재밌다.
한 쪽만 일방적으로 말하면 재미가 없다.
그리고 공통된 화제가 있어야한다.
그래야 대화가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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