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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생활

왜 사람을 빤히 쳐다봐요?

by 만선생~ 2024. 12. 13.
조금 전 지하철 승강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옛날 산행도 함께 하던 여자후배와 닮은 여자가 걸어오길래 나도모르게
시선을 고정시키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여자가 지나가면서 앙칼진 목소리로 한마디 한다.
 
"왜 사람을 빤히 쳐다봐요?"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만만해보인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만약 내가 조폭같은 인상이었어도 저렇게 쏘아 붙일 수 있었을까?
어쨌든 잠시나마 모르는 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 건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래도 변명을 하자면 그 여자와 여자 후배가 너무도 닮았다.
여자 후배와는 추억이 하나 있다.
여자 후배가 결혼을 한뒤 어느 술자리에서다.
여자 후배가 말하길 내가 대쉬했으면 받아들였을 거란다.
정말?
하긴 언젠가는 길을 함께 걸을 때 슬며시 내 팔장을 끼기도 했었다.
어색하면서도 한편으론 기분이 좋았더랬다.
하지만 여자후배한테 강하게 끌렸던 것도 아니고
여자를 사귈 처지도 아니었다.
고마웠던 건 정가네소사를 낸뒤 자기가 사는 동네의 독서모임에 정가네소사로
독서토론을 하며 날 초대해 준 것이다.
내겐 첫번째 작가 강연이었다.
여자후배네 집에서 아줌마 대여섯 명 앞에 앉아
횡설수설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쉽게도 지금은 소식이 끊긴 상태...
아... 다음역에서 내려야한다.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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