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5일
몸에 좋다는 보이차를 마시려다 카누커피에 꿀을 타 마신다.
카페인 부작용이 있지만 한 잔쯤이야 하고 마시는데 벌써 손톱 끝이 가렵다.
어머니는 피곤할 때 커피를 마시면 피로가
사라졌다는데 나는 몸에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잠을 못자는 건 기본이고 몸이 흥분돼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만약 세 잔 쯤 마시면 쇼크사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처음 커피를 마신 건 열서너살 무렵 어머니를
따라 평화시장에 갔을 때다.
종업원이 커피를 내놨는데 어찌나 달고 맛있는지
지금도 그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설탕과 프림이 가득 들어간 믹스커피였다.
새벽같이 평화시장에 가 옷을 떼왔던 어머니는
그 커피를 마시며 피로를 잊었던 것 같다.
그 기억 때문인지 어머니는 지금도 커피를 좋아 하신다.
내가 언제부터 카페인에 이상증상을 보였는지 기억이 없다.
어림잡아 20년 쯤 됐으리라 생각할 뿐이다.
커피와 마찬가지로 콜라를 마셔도 손끝이 간지럽다.
흥분상태가 한동안 계속된다.
만약 전쟁과 같은 극한 두려움에 처하게 됐을 때
커피를 몇 잔 마시면 두려움을 이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나저나 몸에 좋다는 차들은 하나같이 맛이 없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탄산음료같은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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