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날적이

형 돈 좀 꿔줘요

by 만선생~ 2025. 2. 9.

"형 돈 좀 꿔줘요.
내 며칠뒤에 원고료 들어오면 줄게."
"돈? 없는데... 얼마나?"
".... 원요."
"통장엔 돈이 없고 현금은 조금 있는데..."
꿔달라는 돈의 반을 꿔주겠다고 하니 후배가 집으로 찾아왔다.
손에는 종이백이 들려있었다.
빈 손으로 오기가 미안해 딸기와 귤을 사들고 온 것이다.
살다보면 어려운 순간들이 온다.
특히 우리같은 무명 작가들은 말할나위가 없다.
일년 365일이 위기다.
살면서 한 번도 물질적 풍요를 경험한 적이 없다.
늘 어렵다.
한 푼이 아쉽다.
후배의 전화에 없다고 잘라 말해도 됐지만 차마 또 그럴 수는 없는 거다.
나도 어렵지만 후배도 어렵다.
일이 안풀려 더 어려워졌다.
거기다 혼자 몸이 아닌 가장이다.
얼마나 급했으면 나같은 사람에게 돈을 꿔달라할까 싶었다.
모처럼 먹어보는 딸기가 참 달고 맛있다.

'날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감  (0) 2025.02.10
후배가 빌려간 돈을 갚으면서  (0) 2025.02.09
양철 지붕  (0) 2025.02.09
김경수  (0) 2025.02.03
좋아요가 눌러지지 않는다  (0) 202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