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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못난 과거도 내 모습

by 만선생~ 2023. 12. 2.
옛사람들을 만나면 불편한 것이 나의 찌질한모습을 다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의 모습으로 날 평가하지 않고 옛 모습으로 날 평가한다.
일단 용연이 작품 당연 후지지 하면서 눈을 내리깔고 본다.
경우에 따라선 책을 줘도 읽을 생각조차 안한다.
옛날의 내가 아니라고 아무리 항변해도 돌아오는
것은 옛날의 기억을 다시 소환할 뿐이다.
 
"너 옛날에 책 별로 안읽었잖아. "
"너 옛날에 글은 전혀 안썼잖아. "
"너 옛날엔 사람들도 안만났잖아."
어찌하랴. .
그렇다고 그들의 기억을 제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미숙했던 나의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아니 오늘의 모습은 미숙했던 나의 과거를 통해 쌓아올린 것이다.
사실 지금도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최대한 나를 근사하게 보이려 애쓰겠지만 찌질함이 어디 가겠는가?
못난 과거도 내모습.
보듬고 가자.
옛사람들 앞에서도 미소를 잃지말자.
 
201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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