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현진건이 쓴 장편 소설 무영탑을 재밌게 읽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인 백제 석공 아사달을 사랑하는 두명의 여인이 있는데
한명은 부인인 아사녀이고 한명은 신라귀족의 딸 구슬아기다.
두 여인은 미모가 아주 뛰어나다.
어딜가나 뭇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아사녀의 성격은 조용하며 침착하고 구슬아기는 밝고 명랑하다.
나는 아사녀도 좋았지만 구슬아기도 못지 않게 좋았다.
귀족신분으로 이등국민인 백제 사람 그것도 석공을 사랑하는 구슬아기가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내가 읽은 소설 가운데 가장 사랑스런 여인이 아닌가 싶다.
내가 쓰고 그린 목호의난에는 두 명의 여인이 나온다.
한명은 원나라 출신의 왕비인 노국대장공주이고 또 한명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정씨 여인이다.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어디에도 노국공주의 미모가 뛰어나단 기록이 없는 반면
정씨 여인은 자색이 고왔다고 분명하게 써있다.
노국대장 공주의 이름은 보탑실리.
정씨 여인의 이름은 전하지 않는다.
실제이름을 모르니 이름을 짓지 않을 수 없다.
뭐라 할까?
그 때 떠오른 것이 무영탑의 주인공 구슬아기다.
목호의난 여주인공 이름 버들아기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창작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작명이다.
긍정적 인물엔 자신이 좋하는 사람의 이름을 빌려오기도 하고 부정적
인물은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가져다쓴다.
복수 아닌 복수다.
'만화 작업 > 목호의난 1374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호의 난 1374 제주>> 인증 샷 (0) | 2024.02.19 |
---|---|
목호의 난 콘티 (1) | 2024.01.25 |
집안 송년회 그리고 "목호의 난 1374 제주" (1) | 2024.01.03 |
제주 답사 (0) | 2024.01.03 |
목호의난 1374제주 논문 (0) | 2024.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