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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삼십대 초반

by 만선생~ 2024.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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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 하나 없던 삼십대 초반의 사진.
이런 시절이 있었나싶다.
아래는 함께 일하던 필리핀 노동자 엘리.
2년짜리 취업 비자를 끊고 왔다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고 계속 일했다.
당연 불법 체류자 신분이다.
민예총에서 발간하는 민족 21에 '엘리이야기'란
제목으로 두 쪽짜리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풀네임을 물어보니
‘엘리세오 그레그리오 카이비간 주니어'
(ELISEO GREGORIO CAIBIGAN JUNIOR)라고 말한다.
카톨릭식 이름이다.
내가 언젠가 정윤선이 부른 '아들'이란 노래를 흥얼거리자
이거 자기나라 노래라며 반가워했다.
타칼로어로 아들은 아낙이라며.
아낙은 빌보드 챠트에 오를만큼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북미대륙은 물론 공산사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불렸다.
엘리는 타칼로어로 말하지만 영어도 곧잘 했다.
필리핀에서는 나름 배운 측에 속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들으니 출입국 단속에 걸려 본국으로 송환되었다고 한다.
자기 누나 명의로 집도 사고 땅도 샀으니 잘 살고 있을 것이다.

202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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