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64 부채 (칠지도) 답십리 골동품점서 산 부채.오래된 건 아닌데 모양이 맘에 들었다.손으로 부쳐보니 바람이 잘 일고 무엇보다 튼튼해 보였다.손잡이 위를 장식하고 있는 고풍스런 문양도 문양이지만 칠지도 모양의부채살이 눈에 띈다.백제 근초고왕이 바다 건너 왜왕에게 하사한 검.부채살은 칠지도가 아닌 2지도와 5지도다.하나의 줄기에서 가지가 뻗어나온 것이다.예로부터 부채를 일컫는 말이 있다.지죽상합 생기청풍(紙竹相合 生氣靑風)종이와 대나무가 합쳐져 시원한 바람을 일으킨다는 뜻이다.에어컨과 선풍기가 있어 부채를 부칠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이따금 한번씩부채를 부치노라면 살림이 아주 없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더위보다는 멋 때문에 산 사치품이니 말이다. 2023.7.15 2024. 7. 16. 함지박 용기형이 사는 나주 다시면 집둘레엔 골동품점이 세 개나 있다.하나는 바로 집 옆이고 나머지 둘은 차로 5분 거리에 있다.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나역시 이들을 지나치지 못하고 모두 둘러 보았다.한 곳은 경매장도 겸하여 잡다한 물건이 많고 한 곳은 돌과 도자기 위주다.그리고 나머지 한 곳은 고가구 전문이다.고미술 가운데 나를 가장 매혹시키는 것은 고가구다.도자기나 회화작품도 좋긴하지만 가구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목공이 취미이기도 한 용기형이 고가구점에 들어서기 전 말했다."여기 주인 아줌마가 무지 이쁘다."가게에 들어서자 아줌마가 우릴 반기었다.하지만 생각만큼 예쁘진 않았고 대신 가구에 마음을 빼앗겼다.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주머니엔 돈이 없었다.아이쇼핑만 하고 나올 수밖에...두달 뒤 다.. 2024. 7. 16. 퇴침 남도 여행을 할 땐 항상 나주사는 용기형 집에서 잔다.하루도 좋고 이틀도 좋고 사흘도 좋다.집이 워낙 넓어 몸 부딪힐 일 없고 무엇보다 숙박비가 들지 않아 좋다.그리고 무슨 운명인지 집 바로 옆에는 고미술 가게가 있어 참새가 방앗간을못지나치듯 꼭 들르곤 한다.하지만 몇번을 들러도 물건을 사지 않았다.반닫이와 장식장이 눈에 들어와도 눈을 질끈 감고 가게를 빠져 나오곤 했다.그런데 이번엔 달랐다.반드시 사지않으면 안될 물건이 눈에 쏙 들어온 것이다."이게 뭔가요?""퇴침요""퇴침요?""거 있잖소. 머리를 베고 자는... 그리고 한의사들이 환자 손을 여기 올려놓고진맥도 허요.""어느 시대에 만든 건가요?""그건 내가 모르지"값을 물어보니 2만원이란다.생각할 필요없이 바로 값을 지불했다.여행 중 퇴침을 가방에 .. 2024. 7. 16. 꿈 꿈우리집인지 내영이집인지를 모르겠다.내영이가 집으로 와 하루인가 이틀인가 머물게 되었다.나는 내영이가 계속 머물러주길 바랬는데 떠나버리고 말았다.마음이 헛헛하다.내영이가 세상을 떠난지 다섯달하고도 열 이틀... 지금까지 내영이 꿈을 세번 꿨다. 2024. 7. 16. "사람사는 거 어디나 다 똑같어." "사람사는 거 어디나 다 똑같어."이십대 후반.알바로 영어교재 만드는 회사에 가 삽화를그리고 있는데 사장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나에게 직접 한 말도 아니고 손님으로 온 누군가와 어떤 얘기 끝에 나온 말이었다.나라밖으로 한번도 나가보지 않은 나로선이해못할 말이었다.들으니 사장은 영국으로 유학을 가 그 곳에서오랫동안 생활했다고 한다.부인은 어느 대학 영문학과 교수였다.외국에서 오랫동안 살다온 사람들은 종종 위와같은 말을 하곤 한다.사람사는 건 어디나 다 똑같다고.하지만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보지 못한 나로선 이해가 안된다..나도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아보면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이와마찬가지로 대학을 나온 이들에게 대학 생활 별거 없다는 얘길 종종 들었다.자신이 힘들게 들어간 대학에 아무런 가치를 두지.. 2024. 7. 14. 한기형 3 (수박) 나주에 사는 한기형네 집에서 신세를 지곤 한다.짧게는 이삼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 머물다 간다.이혼남인 한기형이 쓰고 있는 공간은 오로지 내 차지가 된다.한기형이 없었다면 나주에 갈 일도 없으리라.덕분에 나주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한기형은 한국에 와 일을 하는 태국노동자들에게 세를 주었다.2층을 통째로 내주는데 세가 한달에 30만원이다.내년부터는 40만원을 받겠다는데 그래도 싸다.내 생각엔 50만원을 받아도 될 것 같다.한기형은 화물차 운전을 한다.대출 이자 내야지 아이들 양육비 보내야지 사는게 정말 빠듯하다.여행도 못가고 공연같은 건 더더욱 볼 수없는 다람쥐 쳇바퀴같은 생활이다.이혼하기 전에도 팍팍했지만 이혼을 하고 난 뒤에도 팍팍한 건 마찬가지다.지난 주 한기형 집에서 머물고 있을 때다.하루는 일.. 2024. 7. 14. 한기형 2 (평행선) 한기형이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 평행선.한기형은 노래방을 다녀온 뒤에도 평행선을 흥얼거렸다.누가부른 노래인지 검색해보니 문희옥이다.사랑의 항구등을 부른 나름 유명한 트로트 가수다.언젠가 만화를 그리는 어떤 누나와 문희옥 얘길 한 적이 있다.어린 여자가 왜 저런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그러고보니 중년 여자가 부르고 있으면 딱 맞을 분위기의 노래다.한기형 말로는 가사가 공감이 간단다.유튜브로 노래를 찾아 들으니 그럴만 하다. 나는 나밖에 모르고너는 너밖에 모르고그래서 우리는똑같은 길을 걷지 평행선나는 나밖에 몰랐지너는 너밖에 몰랐지그래서 우리는만날 수 없는 거야 평행선~ 가사가 쉽다.음도 단순해 따라부르기에도 좋은 노래다.나보다 한살 어린 가수 문희옥.유튜브로 영상을 보는데 은근 섹시하다.예전엔 그.. 2024. 7. 14. 한기형 1 (쓰리잡) 나주 다시면에 있는 한기형네 집.광주와 나주에 내려갈 때마다 신세를 지곤한다.식당이었던 곳을 한기형이 사서 수리 하였다.아래층은 한기형 취미를 살려 목공소로 사용하고 위층은 살림집으로 쓴다.마당이 엄청 넓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일곱 여덟 대는 세울 수 있을 것 같다.마당 옆으론 텃밭이 있어 토마토와 상추 등을 심는다.집 뒤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는데 물이 맑다.개울 너머는 신나무 숲이다.집 왼쪽은 점집이다.무당인지 스님인지 분간이 안된다.개가 시도 때도없이 짖어 괴롭다 한다.집 오른쪽은 골동품 경품장이다.그래서 한기형 집에 갈 때마다 물건을 하나씩 사곤 한다.골동품점 옆으론 전통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이 산다.처음엔 너무나 마음이 잘맞아 친하게 지냈는데밤 한시고 두시고 찾아와 멀리하게 되었단다.. 2024. 7. 14. 평양 기생 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담'에 그렸던 삽화.평양기생들이 노는 모습인데 밤을 잘 표현한 것 같다.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늙어지면 못노나니~이제 놀고 싶어도 체력이 안돼 못논다. 2024. 7. 14. 이전 1 ··· 289 290 291 292 293 294 295 ··· 3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