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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선생 사인 선배의 여자였던 선경씨와 신림역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헌데 맞은편 자리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 낯익다. 한국 락음악의 대부인 신중현선생이었다. "저~ 신중현 선생님이시죠?" "네" "사인 좀 부탁드립니다" 그는 아주 익숙한 동작으로 내가 건넨 무선노트에 사인을 했다. 선경씨가 자리에 돌아온 내게 물었다. "저 할아버지 누군데요?" "신중현씨예요" " 네?" "모르세요? 아주 유명한 분인데... 거 있잖아요. 이선희가 부른 아름다운 강산 그거 작곡하신 분." "아..." 나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신중현 선생의 사인을 그녀에게 건넸고 그녀는 사인을 가방에 넣었다. 그로부터 얼마뒤 선경씨는 선배와 헤어졌고 연하의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축하해주실 거죠?" "그럼요. 축하합니다" 나는 .. 2023. 11. 26.
책사인 그림 책사인 그림. 턱선을 바로잡으려 화이트 수정액을 썼는데 이게 되려 분위기를 좋게 한다. 늘 그렇듯 삶은 예정된 수순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어디선가 지뢰밭이 터져 치명상을 입기도 하고 깊은 내상으로 운신조차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마냥 나쁜 일만 생기는 건 아니다. 소걸음치다 쥐잡는 격으로 가끔 예기치않은 순간들이 온다. 2023. 11. 26.
사패산 1보루 모처럼 사패산 1보루(386m) 에 올랐다. 보루를 지키던 고구려 병사는 보이지 않는다. 까마귀도 날지 않는다. 멀리 차소리만 들린다. 조금 앉아 있었더이 무릎이 시리다. 내려갈 때가 되었나보다. 그 사이 구름 속에 가려있던 달이 떴다. 달님이시여! 용연이 돈 좀 많이 벌게 해주소서. 2023. 11. 26.
중학교 만화 수업 아이들은 선생님 말소리 하나라도 놓칠까 싶어 온신경을 기울였다. 필기도 열심이었다. 놓친 내용은 옆친구 노트를 보며 확인했다. 아이들은 때때로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선생님 여기서 말하는 무엇무엇이란 무엇을 말하기 위해 쓰이는 건가요? " 아이의 날카로운 질문에 선생님은 긴장했다. "응 이건 이래서 이렇게 되고 저건 저래서 되는 거야" 질문에 답하면서 선생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업준비를 하면서 혹시나 몰라 확인한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아이가 대견해 등을 토닥여주었다. 아이의 얼굴은 선생님께 인정을 받았단 사실에 웃음꽃이 피었다. 수업종소리가 울려퍼지자 아이들 사이에 작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수업이 끝난 아쉬움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다음 시간이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교실문을 나.. 2023. 11. 26.
영종도 3 용궁사 관음각 수월관음도 영종도 용궁사 관음각엔 인천시 지정 문화재인 수월관음도가 걸려있다.조선말 유명한 화승들이 그린 불화인데 예술성이 높아 한 참을 바라보았다.헌데 그림을 온전히 볼 수는 없었다.금칠한 불상들이 그림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었다.수월관음도와 금칠한 불상 가운데 무엇이 더 중할까?수월관음도다.그렇다면 불상을 빼고 수월관음도만 걸어놓으면 어땠을까?훨씬 더 부처님의 가피가 느껴지지 않을까?불상도 불상이지만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건 축원문들이었다.수능합격기원 사법고시합격기원 사업번창기원 등 개인의 복을 것들로 가득했다.통일기원같은 공동체의 바램을 담은 것은 없었다.기복신앙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였다.내가 수능 또는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누군가는 떨어진다.그렇다면 부처님은 돈을 내 축원문을 올린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 2023. 11. 24.
영종도 2 용궁사 인천 영종도 용궁사란 절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상수리나무 숲이 보여 들어가보았다.상수리 나무 몇그루가 모여있는 아주 작은 숲이다.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죽어서 어떻게 묻힐까를 생각해보곤 하는데 가장좋은 것이 수목장 같다.어떤 나무아래 묻히면 좋을까를 생각하면 상수리 나무라고 말해야겠다.상수리나무는 깊은 산이 아닌 마을 주위에서 자란다.묵을 해먹으려고 마을 주위에 많이 심은 듯하다.몇년 전 집 앞에 있는 숲을 밀어내고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었다.바람이 불면 초록 색 물결이 일렁이던 숲.그 숲이 사라졌을 때의 허망함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그런 가운데 천만다행히도 버스 정류장 옆 큰 상수리나무는 베어내지 않았다.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건설업자가 아파트 미관을 위해 그 나무를 살려놓았다고 생각했다.하.. 2023. 11. 24.
영종도 1 을왕리 해수욕장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오전 10시 47분.물이 밀려들고 있다.달이 지구와 조금 더 가까워진 듯....2022.11.23 2023. 11. 24.
석파정에서 몸이 둥글둥글.굴러 떨어지겠어요.어제 흥선대원군 별서 석파정에서... 2017.11.22 2023. 11. 22.
호號 옛날엔 이름 대신 호號를 불렀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직접 부르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학봉 김성일, 서애 류성룡, 만해 한용운,몽양 여운형, 죽산 조봉암,월탄 박종화,원교 이광사,창암 이삼만... 우리는 역사 인물들을 호와 함께 기억한다. 호는 직접 짓기도 하고 지인이 지어주기도 한다. 백범처럼 특별한 의미를 담아 짓기도 하고 살고 있는 지명을 호로 쓰기도 한다. 둥그재에서 살았던 이광사는 한역해 원교, 노산 아래 살았던 이은상은 노산이 되었다. 또한 호는 하나만 쓰는게 아니어서 추사 김정희의 경우엔 작품에 남긴 호만해도 수십개에 이른다. 이처럼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던 호는 언제부터인지 쓰이지 않게 되었다. 김대중, 김영삼 같은 명망있는 정치인들은 그들의 호인 후광이나 거산 대신 DJ와 Y.. 2023.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