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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187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 규문수지여행지도閨門須知女行之圖 지난 목요일 장애인발달지원센터 웹툰교실 수업이 끝난 뒤 서울 역사 박물관을다녀왔다.실로 몇년만인지 모르겠다.기억이 가물가물해 처음 와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서울은 지역을 뜻하는 고유 명사지만 수도를 뜻하는 일반 명사이기도 하다.'서울의 소리'라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방송이 있는데 방송 내용이 서울에한하지 않는다.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의 정치 시사를 다루고 있다.그렇다면 서울 역사 박물관은 어떤가?서울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다.조선 시대 한양과 일제 강점기 경성 그리고 해방 이후 서울의 모습이 각종 유물과더불어 전시되어 있다.전시는 상설 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뉘는데 기획 전시는 '한양여성, 문밖을나서다' 였다.유물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대로 둘러보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이번 .. 2024. 9. 26.
남대문입납 [南大門入納] 남대문입납 [南大門入納]예전,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낼 때 받는이 이름 뒤에 귀하貴下라는 말을 썼었다개인이 아닌 기관이나 단체 뒤에는 貴中이란 말을 썼다.시대가 변하여 지금은 님이라고 쓴다.귀하나 귀중이란 말보다 정감이 가 좋다.그렇다면 조선시대엔 어땠을까?입납入納이라고 썼다.예를 들면 이렇다.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 2동 범골로 40 **아파트 101동 1104호 정용연 입납서울역사박물관에 갔더니 남대문 근처에 사는 아버지가 쓴 편지가 있었다.지방에 사는 아들이 남대문 근처로 올라오는데 찾기가 힘드니 약도를 그려놓은 것이었다.사실 지방에 살면 약도를 그릴 필요가 없었다.아무개가 사는 곳이 어디냐 물으면 답을 해주기 때문이다.주소가 정확하지 않으면 찾아갈 수 없는 도성 한양.그로인해 생긴 말이 있으니 남대문.. 2024. 9. 26.
잘생겨서 죄송합니다 “못... 아니 잘생겨서 죄송합니다.”문득 돌아가신 코메디언 이주일 선생을 흉내 내 본다.믿기지 않지만 일 년에 한 번쯤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잘 생겨 보이기도 한다,특히 어두운 조명 속에서.하지만 나머지 364일은 왜 그리 못 생겨 보이는지 모르겠다.왜 나는 미남의 대명사인 리처드 기어나 브래드 피트처럼 생기지 않은 걸까?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처럼 생겼다면 얼마나 좋을까?부모님을 원망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사실 중학교 때부터 성형을 꿈꾸었다.그럼에도 아직까지 성형을 하지 않은 건 먼저 얼굴에 칼대는 것이 두렵고돈이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얼굴에 손 댄 사람들을 보면 그 용기에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성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몇 달치 월급을 통째로 바치는 사람들을 보면그 엄숙함에 .. 2024. 9. 26.
벤 존슨 1988년. 서울 올림픽.100m 달리기에서 캐나다 벤 존슨은 경쟁자인 미국의 칼 루이스를 누르고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압도적인 차이였다.금메달 뿐 아니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 기록도 갈아치웠다.육상 영웅의 탄생.그의 앞날은 장밋빛으로 가득차 있었다.현재 우사인 볼트가 누리고 있는 영광만큼이나 벤 존슨은 그 영광을 누리게 될 터였다.하지만 얼마 뒤 벤 존슨은 도핑 테스트 검사 결과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충격을 주었다.금메달은 곧 박탈되었고 2위인 칼 루이스에게 메달이 돌아갔다.뿐만 아니라 육상연맹에서 영구 제명되었다.가장 영예로운 자리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스포츠 스타.사람들은 혀를 찼고 벤 존슨은 더러운 스포츠맨쉽의 상징이 되었다.이후 벤 존슨의 삶에 대해선 잘 알려져 있지 않다.막바지 선수 생.. 2024. 9. 26.
베트남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리 역사 베트남 사람들 일부는 조선왕조를 자신들의 선조가 세웠다고 생각한단다.고려 때 베트남에서 망명 온 이용상이 그 주인공이다.근거는 이용상도 이씨고 이성계도 이씨라는 것이다.사실확인은 하나도 안하고 자기보고 싶은대로 쓰는 역사.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라고 다를까싶다.2020.9.21 2024. 9. 26.
우리 '우리'란 둘 이상을 가리키는 말이다.우리 나라,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남편, 우리 딸...혼자 사는 나도 우리란 말을 쓴다.특히 집을 일컬을 때 그렇다."우리 집에서 가까워""우리 집에 한 번 놀러와"어법에 전혀 맞지 않음에도 쓸 수밖에 없다.만약 "내 집에 놀러와" 라고 하면 얼마나 이상할까?혼자가 아닌 우리. 2024. 9. 20.
니네가 인생 풍파를 겪어 봤어? "니네가 인생풍파 겪어 봤어?"자유한국당 장제원의원의 아들 노엘이 한 말이다. 십대 후반의 최상위 금수저로 태어난 아이가 어떤 풍파를 겪었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걸까?50이 넘은 나도 하기 힘든말을...이해는 간다. 또래 아이들에게 멋있어 보이고 싶었겠지. 그런데 말하는 뽄새가 딱 그 아버지를 닮았다. 사학 이야기에 발광하고 조국후보자를 저열하게 물어뜯던 쓰레기.부디 다음 국회에선 당신 얼굴을 그래서 당신 아들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길 바란다. 당신같은 사람 쓰라고 피같이 번돈을 세금으로 내고 싶지 않으니까.2019.9.8 2024. 9. 18.
되어지는 것들 자신을 지식인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지는 것들, 하여지는 것들이라말하면 외치고 싶다.당신은 지식인이 아니예요.왜냐면 좀 안다는 사람들은 그런 번역체 말을 쓰지 않거든요.하지만 입을 다문다.괜한 말로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진 않으니.어젠 차서비스센터에서 차를 고치는데 직원이 '부분'이란 말을 말할 때마다 꺼내드는 거다."그런 부분은 아니거든요. 아.. 그런 부분은..."어휘력 부족한 사람들이 있어 보이려 쓰는 말이라고직원에게 해주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었다.백화점이나 할인매장에 가면 사물존칭을 쓰는 직원들 말도 거슬리고.오염된 한국어. 청정구역은 학교교육을 받지않은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뿐이다.우리말을 가장 우리말답게 쓰는 사람들...2021.9.17 2024. 9. 18.
만주 금주성 할머니는 1945년 9월 만주 금주성에서 돌아가셨다.퇴각하는 일본군과 이를 저지하는 중국군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으로지병이 도지면서 숨을 거두었다.아버지가 우리 형제들에게 귀에 못박히도록 하신 이야기다.나는 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며 거대한 중국식 성곽을배경으로 벌어지는 총격전을 상상했다.그리고 성문엔 금주성이라 써있는 편액이 걸려 있을 것이었다.하지만 나의 상상은 잘못된 것이었다.금주성의 성은 성곽이 아닌 행정구역을 뜻하는 성이었다.괴뢰국인 만주국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행정구역을 성으로 나누었던 것이다.물론 만주국의 크기가 중국 본토에 비해 작아한개 성의 크기도 작았다.아버지가 살던 금주성 역시 지금 중국의 절강성 흑룡강성 호남성 사천성등에 비해 작지만 한국의 행정구역인 도보다는 훨씬 컸다.아버지가 살던 .. 2024.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