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률
동료 작가와 대화 도중 황금률(黃金律)이란 말을 처음 들었다.
영어로는 골든룰 (Golden Rule)이다.
자신이 대접받고 싶으면 그만큼 대접하란 소리다.
내가 싫은 건 남한테도 시키지 말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는 인류 보편의 문제여서 유교, 불교, 이슬람, 기독교,
힌두교 등의 종교에서도 황금률을 말하고 있단다.
돌아보면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킨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이유는 혼자 생활해서다.
지금까지 사람을 고용해본 적도 없고 직장생활을 하며
윗사람이 되어본 적도 없다.
만약 내가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장담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변절도 하지 않았다.
신념을 굽혀본 일이 없다.
예를 들면 국민의힘 진영으로 넘어가 한자리 차지하는 일 따위 말이다.
그들을 위한 홍보 만화를 그려 수입을 짭잘하게 챙기는
행위도 이에 해당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인지 지금까지 국힘에서 내게 홍보만화를 그려달라고 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국힘에서 어느날 내게 사대강 사업 혹은 원전
유치 홍보 만화를 그려달라며 평생 쓰고도 남을 돈을 준다면 어떡할 것인가?
경제적 궁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것인가?
당연히 거부할테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0.01 % 마음이 기울어질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순 없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시킬 기회가 있음에도 시키지 않는
것과 기회가 없어 시키지 않았던 것엔 차이가 있다.
변절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과 변절할 기회가 없어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일제 식민지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이들은 두 갈래의 길에서 하나를 선택했다.
독재정권 아래서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보상이 주어지기는커녕 목숨을 내놓아야하는 일에 자신을 던졌다.
황금률을 몸소 실천한 이들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
그 것은 개인이 지켜야할 생활윤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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