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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권샘

권숯돌 작가 북한산 그림

by 만선생~ 2024. 2. 19.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권숯돌 작가님과는 사흘에 걸쳐 북한산 일주를 한 적 있습니다.
하루는 권작가님 사촌 동생과 동행을 하기도 하고요.
산행을 하며 적지 않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덕분에 권작가님 인생 행로를 소상히 알  수 있었지요.

권작가님은 일본 생활을 하며 고국강산이 그립다는 말을 많이 하였습니다.
가족들이 아무리 배려를 많이 한다 해도 
근원적 그리움은 떨쳐버릴 수 없었나봅니다.
그리하여 틈날 때마다 한국을 찾곤 하였지요.
특히 산에 오르는 걸 좋아했습니다.

저는 권작가님이 북한산을 최대한 많이 느끼게
해줘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 안내를 했습니다.
산을 잘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십번 오른 산이라 안내인을 자처했던 것입니다.

산행 이틀째. 사자능선을 바라보며 비봉에 오를 때입니다.
바위에 쉬고 있던 권작가님은 문득 가방에 있던
종이를 꺼내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건 아니지만 일본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리기 시작한 그림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현장에서 한 시간 정도 그리던 권작가님은 집으로 돌아가 나머지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오래걸렸을 것입니다.
색연필로 일일이 텃치를 하며 그렸거든요.
저는 일필휘지보다 정성 가득한 그림을 좋아합니다.
이 그림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지요.

권작가님은 작업을 함께 한 동료이기 전 산행 친구이기도 하네요.
북한산을 비롯해 북악산, 도봉산, 사패산, 월출산을 함께 올랐으니까요.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가 감동을 주듯 
권숯돌 작가가 그린 북한산 비봉능선 또한 감동을 줍니다.
비록 아마추어의 그림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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