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외로운 섬 라파누이.
영어로는 이스터 아일랜드라고 한다.
면적은 울릉도의 두배.
문명이 존재했으나 어느 순간 폐허가 되어 사라졌다.
외부 침략이 아닌 내부분열로 생존자 제로의 섬이 되었다.
라파누이도 지구상 나타난 여느 문명사회와 같은 길을 걸었다.
잉여생산물이 생김에 따라 권력이 등장한 것이다.
모아이라 불리는 거대석상은 권력의
상징이다 .
모아이가 크면 클수록 권력도 비례해 커진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권력자들은 백성들을 동원하여 모아이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나무가 베어졌다.
석상을 옮기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양의 나무가
필요했던 것이다.
설상 가상 섬은 두개의 부족이 한정된 자원을 두고 끊임없이 싸웠다.
싸움에서 이긴 권력자는 자신의 권력이 영원하길 바라며 모아이를 세운다.
남아있는 나무를 모두 베어내며.
나방이 죽을줄 모르고 불빛을 향해 달려들듯 몰락의 순간이 눈앞에 다가옴에도
욕망을 내려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캐빈레이놀즈 감독이 연출한 라파누이란 영화를 보고
미친듯이 이스터섬에 관한 자료를 찾아 읽었다.
결론은 간단했다.
숲을 보존하자.
숲이 사라지면 문명도 망한다.
이스터섬 뿐 아니라 고대문명국가들이 망한 건 모두 나무를 무한정 베어냈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니 이스터섬에도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이 다수 나왔다고 한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섬이라도 사람의 왕래가 있는 곳이라면 찾아가고야
마는 바이러스.
인류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덜 쓰고 덜 다니기.
그나저나 영화 라파누이 다시 한번 보고 싶은데 어디서 보나?
202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