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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이야기 1979년 12월 김제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의 차창 밖으로 오산이란 표지판을 보았다.작은 역이었지만 서울이 멀지 않았던 탓에 지금까지도 뚜렷이 기억한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2001년부터 2013년 까지 경기도 오산에서 살았다.가족들이 IMF로 인해 서울을 떠나 오산에 자리 잡을 때 나도 같이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인구 5만의 작은 도시가 10년 사이 인구 16만의 중소도시가 되었다.대부분 서울과 그 인근에서 유입된 인구였다. 그 사이 논과 밭은 택지로 전환돼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허름한 거리는 상업지구로 변모했다. 두 번에 걸쳐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치뤘고 그 때마다 민주당 후보와 민노당 후보에 표를 주었다. 오산은 딱히 기억될 만한 게 없었다. 수려한 산과 강이 있는 것도 .. 2024. 11. 17.
호기 스무살 무렵 사부님께서 느닷없이 말씀하셨다. "이번 일 끝나면 양복 한벌 사줄게.""아... 네... 감사합니다" 속으로 웬 양복인가 싶었지만 전혀 기대한 바는 아니었다.양복을 입고 싶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일이 끝났어도 싸부님은 양복은 사주지 않았다. 이후로도 사부님께선 공수표를 몇 번 더 날리셨다. 의미없는 공수표였다. 능력은 안되는데 제자앞에서 뭔가 호기를 부리고 싶었던 게다. 그렇다고 사부님을 뭐라하지 않는다. 그러려니 할 뿐. 나역시 살아오면서 몇번인가 호기를 부렸다.모두 여자 앞에서였다. 남자 앞에서 부린 호기라곤 술값을 내는 정도니 호기라고 부를 것까지도 없다. 그런데 여자 앞에서 부린 호기는 단위가 다르다. " 그 돈 안갚아도 돼. 너 다써"정말이지 호기를 부릴 땐 내가 남자답고 장하다는.. 2024. 11. 17.
안개 어린시절 학교가는 길엔 유독 안개가 많았다앞이 전혀보이지 않았다.보이는 것은 발아래 뿐이었다.안개 너머엔 뭐가 있을까?안개는 학교수업이 시작될 무렵 모두 걷혀 예전과 다름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서울에 올라온 뒤론 안개다운 안개를 못본 것 같다.꽃집을 지나쳐갈 때 안개꽃을 보는게 전부였다.안개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난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을 보면서다.영화 속에서 정훈희가 부른 안개란 노래가 계속 흘러나왔다.집으로 돌아와선 유튜브로 안개를 들었다.그 뒤론 안개를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그러다 어제 아침 눈을 떠보니 베란다밖이 안개로 자욱했다.거짓말처럼 앞이 전혀보이지 않았다.2022.11.17 2024. 11. 17.
의정부 가재울 도서관 의정부 가재울 도서관에 오니 제 책 >와 >이 꽂혀 있네요.공공도서관에서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확인하는 기분.뛸듯이 기쁜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나와 작은 돌 하나 던졌단 생각은 듭니다.태어나 밥만 축내고 산 건 아녀요.혹 앞으로 누가 당신 누구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까 해요.'의정부 가재울 도서관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비치돼있는 사람입니다.' 라고.2023.11.13 2024. 11. 15.
닮은꼴 사람들 헐리우드 배우 러셀크로우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선배가 있다.눈빛이 어딘가 러셀 크로우를 닮았다.글라디에터에서 막시무스장군으로 열연한 러셀크로우.던힌지드란 영화를 보고싶은데 넷플렉스엔 올라와있지 않다.무패의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를 닮은 아래 연배의 작가가 있다.정말이지 볼 때마다 메이웨더가 생각난다.운동을 꾸준히 하여 몸매가 메이웨더처럼 날씬하다.전 세계 헤비급 복서 레녹스 루이스를 세상을 떠난 어떤 작가가 생각나곤 했다.구체적으로 어디가 닮았는지 모르겠는데 볼 때마다 레녹스 루이스가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물론 키는 레녹스 루이스가 훨씬 크다.이 세 사람에게 닮은 꼴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연락을 안한지 오래되기도 하고 또 친한 사이가 아니어서다.나는 코믹영화 오스틴파워의 주인공인 마이.. 2024. 11. 14.
데쓰 체이싱 데쓰 체이싱이란 네델란드 영화를 봤다.난폭 운전을 소재로 한 이야기인데 긴장감이 장난 아니다.나도 재수가 없으면 저런식으로 당할 수 있구나 싶어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도로에서 자존심 따위 내세우지 말자.알량한 자존심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위험에 빠뜨린다.선진국인 네델란드에도 차선 경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2024. 11. 14.
양주 양주는 조선시대 정3품인 목사가 다스릴 정도로 큰 고을이다.그러던 것이 성북구 도봉구 노원구에 해당하는 땅을 서울에 내주었고 의정부가 떨어져나갔다.뿐만 아니라 동두천, 구리, 남양주도 떨어져 나갔다.의정부에 살고 있어 간간이 양주를 가면 특이한 것이 중심가가 없다.어느 도시에나 있기 마련인 다운타운을 못봤다.행정의 중심인 시청은 외따로이 있고 양주역도 외져있다.조선시대 행정의 중심인 목관아지 앞도 시가지가 펼쳐져 있지 않다.대신 옥정동 등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다.하물며 의정부에도 있는 다운타운이 없는 인구 27만의 도시.양주를 갈 때마다 기이하단 생각이 든다.아니면 내가 못봤을 수도... 2024. 11. 14.
1982년 삼성라이온즈 세 명의 에이스 투수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삼성 라이온즈엔 세 명의 에이스 투수가 있었다.이선희 황규봉 권영호 선수다.이들은 나란히 15승씩을 거두어 후기리그 1위에 오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하지만 패에 대해선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막연히 5패씩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그런데 오늘 찾아보니 내 기억이 틀렸다.이선희 15승 7패 황규봉 15승 11패 권영호 15승 15패를 거두었다.아무튼 이들은 나란히 다승 2위에 올랐다.1위는 OB 베어스의 박철순 선수로 24승이다.그런데 이듬해 이들의 성적은 신통치 못해이선희 선수가 5승 13패 황규봉 선수는 6승 4패 권영호 선수가 6승 10패를 기록했다.대신 새로 입단한 김시진 선수가 17승을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섰다.프로야구 초창기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참 열심히 봤다... 2024. 11. 14.
가야산유록기 안중찬 선생이 가야산에 오른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십년 전 그림을 꺼내보았다.조선시대 선비 김명범이 쓴 가야산유록기를 읽고 그린.시종이 마시는 물이 달게 느껴진다. 2024.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