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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테라이트 라테라이트경상도 사람에게 전라도에 와 가장 인상적인게 뭐냐 물었더니 붉은흙이라고 대답했다.전라도 출신인 나 역시 전라도에 내려가면 땅이 참 붉다란 걸 느낀다.특히 봄날 농사를 위해 땅을 갈아엎을 때가 그렇다.붉은 흙을 상징하는 역사적 장소는 정읍의 황토현이다.갑오년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맞서 처음으로 이겼던 고개다.이후 파죽지세로 진격하여 무장 흥덕 고창 순창 장성 관아를 점령하고 나주와 운봉을 제외한전라도 모든 지역을 차지한다.그리고 고을마다 자치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한다.혁명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하지만 3.1만세운동의 밑거름이 되었고 그 정신은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진다.한 때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김지하의 시집"황토 "또한 이런 역사적 배경과 맞닿아 있다.나는 붉은흙을 말할 때마다 흙의 성분을 일.. 2023. 10. 23.
박시백 고려사를 비롯하여 근래 사들인 책들 근래 사들인 책들. 먼저 "장사의 기술 (600년 병영상인의 비밀)"이란 책을 보고 있는데 너무나 재밌다. 병영을 몇차례 가봤고 또 병영 양조장도 밖에서나마 한바퀴 둘러봐 더 그런 것 같다. "화교가 없는 나라"란 책도 그렇지만 난 장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흥미를 느낀다. 아마도 내가 걸어보지 못한 길이라 더 그런 것 같다. 굴지의 기업을 일군 건 아니지만 다들 나름 성공신화가 있어 대리만족을 느끼지않나 싶기도 하다. 따지고보면 우리 외할머니도 장사를 했었고 우리 어머니도 장사를 했다. 외할아버지는 사금광을 운영했다. 그 피를 받아서인지 작은형과 동생도 기업을 운영한다. 장사란 위험이 따른다. 봉급생활자처럼 안정된 생활을 기대할 수 없다. 잘되면 많은 돈을 벌수 있지만 안되면 쪽박을 찬다. 삶이 롤러코스터.. 2023. 10. 23.
이웃집 토토로를 다시 보며 이웃집 토토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 를 10년 만에 다시 보았다. 애니를 보며 예전에 느꼈던 감동이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했으나 허사였다. 감성이 메말라서인지 그닥 재밌단 생각이 안 들었다. 그럼에도 감동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애니에 묘사된 자연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이다. 저와 같은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면 정말이지 행복 할 것 같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연이 마냥 저리 따뜻하고 좋기만할까 싶었다. 내게 자연은 경외의 대상이다. 바라보면 볼수록 신비롭고 아름답다. 인간이 창조해낸 그 어떤 예술작품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설 수가 없다. 그러하기에 자연을 볼모 삼아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이들에 분노한다. 대표적인 사람이 4대강 공사를 강행한 이명박이다. 그 이명박을 사면해준 윤석열에 대한 분노는 .. 2023. 10. 23.
말끝을 흐리는 버릇 내겐 말끝을 흐리는 버릇이 있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확답을 피했던 것 같다. 당연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찍혀 넌 늘 그렇지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근래 어느 자리에서 아닌 걸 아니라고 재차 말한 적 있다. 듣고 있던 후배님께서 시간이 지난 뒤 조용히 나의 태도를 칭찬해주었다. 또 하나의 일은 어느 자리에 참가할 수 없다고 나의 입장을 밝힌 점이었다. 가고싶지만 선약 때문에 갈 수없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게 뭔가? 옆에 있는 이로부터 나의 분명한 태도가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말은 종종 그 사람을 정의한다. 2009년 한겨레신문에 한컷짜리 에세이 그림을 시작할 때 담당기자가 짤막한 소개글을 써주었다. 정용연은 사라져가는 것에 관심이 많은 젊은 만화가라고... 2023. 10. 23.
오키나와 다이세키린잔 大石林山 지난해 오키나와에서 가장높은 다이세키린잔(대석림산)을 올랐을 때 모습이다.한해동안 찍은 인물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든다.이 사진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는 허리를 숙임으로서 배가 완전히 가려졌기 때문...더하여 오키나와에 다녀왔음을 증명해주고 있기에 좋다.이런 기분 알려는지 모르겠다.분명 다녀왔는데 다녀오지 않은 것 같은 느낌 말이다.언감생심 가볼 엄두도 내지 못하던 곳을 다녀오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오키나와도 그런 곳 중 하나다.역사이래 우리와는 한번도 적대적 관계를 가지지 않았던 나라 류큐.류큐왕국의 수도인 수리성을 둘러본뒤 우라소에성에 왔을 땐 마치 꿈을 꾸고있는 듯 했다.내가 정말 고려와장조란 명문이 새겨진 기와가 발견된 그 성에 와있단 말인가?끝도없이 이어지는 얀바루 국립공원의 숲을 가로.. 2023. 10. 23.
평행 세계의 동물 BTS 초등학교 6학년생인 조카가 그림책을 한 권 그렸다.제목은 "평행 세계의 동물 BTS"다.글 그림 릴리.출판사 이름은 (주) 형편없는 세상이다.분량은 표지까지 열 장 쪽수로는 스무 쪽이다.스스로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렸다.보니까 연필 데셍한 흔적이 없다.바로 쓰고 그린 듯 하다.나 열세살엔 꿈에도 생각 못한 일이다..조카의 재능이 놀랍다.저작권이 있으니 일부만 공개한다.방금 조카가 와서 물으니 한 권을 쓰고 그리는데 30분 정도 걸렸단다.공책은 인터넷서 주문하고.어릴 때부터 감성이 유달랐던 조카 아이.잘 성장해 훌륭한 작가가 돼줬음 좋겠다.경제적 성공도 함께 거두었으면 좋겠다. 2023. 10. 23.
할배 복지관 수업을 위해 전철을 탔는데 마침 자리가 하나 있었다. 비닐봉투가 올려져 있었지만 빈자리인 건 확실했다. 나는 주인으로 보이는 노인에게 봉투를 치워주십사 요구했다. "저기 자리가 있으니 앉아" "저긴 노약자석인데요" "그냥 가서 앉으면 되지 뭘 그래" 노인은 퉁명스럽게 답하며 봉투에 깨질 물건이 들어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언잖아진 나는 자리를 옮기지 않고 노인을 내려보았다. 노인은 풍채가 좋았고 별모양에 ROKMC가 새겨진 빨간색모자를 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마크 옆으로 정체를 알 수없는 태극기 문양의 배지를 달고 있었다. 티도 빨간색이었는데 모자와 한 셋트로 보였다. 혁대의 버클 역시 모자와 같은 심볼이 새겨져 있었다. 단언할 수 없지만 태극기 부대나 해병대 전우회 멤버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 2023. 10. 23.
할머니 제삿 날 추석 전 날이 할머니 제사다. 1945년 음력 8월 15일 만주국 금주성 태평방에서 돌아가셨다. 나이 서른 셋. 아버지 나이 열다섯이었다. 어릴 땐 남들도 추석 전 날 제사를 지내는 줄 알았다. 할머니 제사는 명절인 설날하고 추석과 더불어 중요한 집안 행사다. 형편이 아무리 어려워도 할머니 제사를 건너 뛰는 법은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론 큰형이 제주가 되어 제사를 이끈다. 큰형의 가장 큰 일은 지방을 쓰는 일이다. 이어 축문(?)을 읽는데 언제부터인지 한문이 아닌 한글로 바뀌었다. 조카들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전엔 큰 형의 지시에 따라 제사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젠 조카들이 알아서 다하니 할 일이 없다. 군대로 치면 왕고가 되어 뒷짐을 지고 노는 것과 같다. 1945년. .. 2023. 10. 22.
반중 조홍 감이 盤中(반중) 早紅(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柚子(유자) 아니라도 품엄 즉도 하다마난,품어가 반기리 없을세 글로 설워하나이다.감에다 사과와 포도가 더해진 풍경.옛시조가 생각났다. 2023.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