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222 책은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 만들어나간다. 책은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 만들어나간다.어떤 편집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극단적인 예는 작가의 말도 안되는 글을 편집자가 다 뜯어고쳐 베스트셀러가되었다는 이야기다.그런 이야기가 출판계에 암암리에 전설처럼 떠돈다.물론 그 영광은 모두 작가가 가져간다.편집자는 책 정보란에 작은 글씨로 이름 석자를 올릴 뿐이다.나는 편집을 출판사 내부에서 다 하는 줄 알고 있었다.한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종종 외부 편집자에게 외주를 주는 것이었다.출판사 편집부의 가장 큰 임무는 기획이다.어떤 책을 출간할 것인가?아무리 책의 시대가 끝났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책은 지식을 유통시키는데 알파요 오메가다.이만한 조건을 갖춘 매체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인류가 과학기술문명은 물론 고도의 문화를 .. 2024. 9. 4. 권숯돌 작가 이야기 강진에 있는 권숯돌 작가 집에 잠시 머무르며 함께 전주에 있는후배 황경택 작가집을 찾아갔다.황경택 작가가 권숯돌 작가를 보며 깜짝 놀랐다.남자 작가인 줄 알았더니 여자였던 것이다.내가 권숯돌 작가와 함께 가겠다는 말 외엔 어떤 정보도 말하지 않는 탓이다.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금세 이야기 꽃을 피웠다.어제 박재동 갤러리에서 전시 오픈을 하였다.만화가 김광성 선생님이 오셔 술자리를 함께 했는데 선생님이 권숯돌이 누구냐고 물었다.선생님은 두 번 놀랐다.여자 작가라서 놀라고 또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에 놀라셨다.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남자 작가로 생각을 한다.권샘이 필명을 어릴 때 별명인 숯돌로 하겠다고 해서 별로라 생각했다.본명인 권유선 아니면 아명인 권내영이 좋았다.유서깊은 양반집 딸 같은 권내영이 나는 맘에.. 2024. 9. 3. 변신 김갑수 몇년 전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유튜브 방송이 있어 종종 보았다.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굉장히 비판적이었고 북한에 친밀감을 가지고 있었다.조선의 역사와 독립운동사에 대해서도 해박했다.특히 둥북항일 연군 출신 독립운동가들 이야기는 마치 어제 일을 듣는 것처럼 생생했다.하지만 정치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달라 어느 순간 발길을 끊었다.그러다 오늘 우연잖게 그 분의 페이스북에 들어가 쓴 글들을 읽어보았다.충격이었다.이재명에 대한 지지를 거둔 것은 둘째치고 윤석열을 지지하고 있었다.한동훈과 김건희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고 그들을 비판하는 더탐사를 아주 비루하게 여겼다.논란이 되고 있는 육사의 홍벙도 장군 흉상 철거에 대해선 홍범도 장군이 공보다 과가 크다는 점을 설파했다.나로선 그의 주장에 판단을.. 2024. 8. 30. 조선시대 녹봉 조선시대 벼슬아치들 녹봉은 달마다 광흥창에서 품계에 따라 지급한다.녹봉은 화폐가 아닌 곡식이다.서로 먼저 타가려고 다툼이 심하였단다.정1품부터 종9품까지 얼마씩 주는지는 경국대전에 나와있다.벼슬아치들이 받는 녹봉을 2022년 물가로 환산해 살아가라면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곡식이 그만큼 귀하던 시대다.쌀 한됫박으로 사람을 하루종일 부릴 수 있었다.그런데 궁금증이 생긴다.한양에 근무하는 이들은 공덕동에 있는 광흥창에서 녹봉을 탄다고 하자.그렇다면 지방에 근무하는 외관은 녹봉을 어찌타나?만약 내가 제주 정의 현감이라면 녹봉을 받기위해 사람을 그 머나먼 광흥창에 보내야 하나?어쨌든 벼슬아치들에겐 품계에 따라 녹봉이 지급되었다.하지만 구실아치인 아전들에겐 녹봉이 없었다.하여 자기 몫을 알아서 챙겨야했다.어떻게 .. 2024. 8. 30. 정사 삼국지 위서(魏書)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 위서(魏書)를 읽고 있다.사마천의 사기처럼 스토리가 드라마틱한 건 아니지만 실존 인물이 어떻게 삼국연의에 반영됐는지 살펴보는 것도 나름 재밌다.의아하겠지만 난 삼국연의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가운데 여포를 가장 좋아했다.삼국연의에 그려진 여포는 지략이 부족하고 배신을 밥먹듯 하는 인물이지만 여자에게는 목숨을 거는 순정남이기 때문이다.인물도 좋았던 듯 하다.당시 사람들이 말하길 “사람가운데는 용장 여포가 있고말 가운데는 명마 적토마가 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적토마에 올라 방천화극을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영웅 그 자체였을테다.여포하면 생각나는 여인이 있는데 중국 4대 미녀 가운데 한 명인 초선이다.기울어가는 한황실을 위해 바쳐진 비운의 여인!그리하여 마침내 절대 권력자인 동탁과 천하.. 2024. 8. 28. 대학 사회의 일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삽화작업을 하면서 본 대학사회의 일면. 순천시에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열며 두 곳에 용역을 발주했다.공모를 통해 선정된 곳은 서울의 한 기획사와 순천소재의 모대학.이들의 임무는 정원박람회에 필요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나는 기획사측으로부터 삽화를 발주받아 기획사 사람들과 1박2일 일정으로 순천에 내려갔던 것이다. 개장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현장 답사.한 사람이 내게 인사를 하며 명함을 건넸다. 모대학 국문과 교수였다. 그는 나와는 동갑내기로 현장을 거닐면서 이동하는 차안에서 또 뒷풀이 자리에서 늘 이야기를 주도했다. 자신은 지방 일간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 했는데 중앙일간지를 통해 등단한 작가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둥 어떻다는 둥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 2024. 8. 28. 낫 바로바로 효과가 나는 일들이 있다.설겆이 도배 구두닦기 손세차...이런일들은 처음 손을 잡기가 그렇지 일단 손을잡고 나면 머리가 상쾌해진다.단순노동이 주는 즐거움이다.고향 김제에 내려가 외할머니와 아버지 산소 풀을 베었다.낫날이 무뎌 풀이 잘 베어지지 않았다.집으로 돌아와 낫을 갈았다.곧 날은 예리해졌지만 낫이 가벼워 힘을 느낄 수 없었다.나무가지를 내리치면 나무가지가 잘리는 게 아니라 낫이 부러질 것 같다.조선낫을 사지 않은게 후회됐다.삼사천원 아끼려고 왜낫을 산게 문제다.유선형의 조선낫은 몸통이 굵어 힘이 실린다.그에 반해 90도로 각이진 왜낫은 몸통이 얇아 가볍다.효용을 따져봐서도 그렇고 정서상으로도 조선낫을 사는 게 맞았다.싼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다.싸다고 덥석 사면 곧 후회를 하고야만다.그럼에도.. 2024. 8. 28.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책 어느 작가가 헌책방에서 자기 사인이 들어간 책을 봤단다.모르긴해도 사인본 책을 건넬 땐 소중히 간직하리란믿음이 있어서일 것이다.헌책방에 나돌아 다닐 줄 알았으면 책을 건네지 않았을테다.나는 이 이야기가 남의 일인줄만 알았다.어제 화가 손상민과 만화 스토리 작가인 유대영 작업실에서 담소를 나누며 놀았다.대영은 출간한 내 작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고마운 이다.내 책뿐 아니라 많은 책을 산다.독자이면서 작가들 인세 수입을 올려주는 후원자인 셈이다.그런 대영이 대화도중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한다.궁금했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걸까?대영은 이 것을 보여줘야하는지 보여주지 않아야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며 책장에서 정가네소사 1권을 꺼내 탁자에 놓았다.놀랍게도 책 내지엔 ***님께 .. 2024. 8. 28. 뉴욕 헤어 머리가 덥수룩해 집을 나섰다.늘 가던 곳이 문을 닫아 동네를 한 바퀴 휘 돌아본다.언젠가 한 번 들렀던 미용실이 눈에 들어왔다.뉴욕헤어다.세계 제 1의 도시 뉴욕.금융으로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패션은 유행을 선도한다.브로드웨이에서 펼쳐지는 공연문화 또한 세계 정상이다.한국인들 대부분은 뉴욕을 동경한다.설사 반미주의자라 할지라도 적국의 심장을 쏘는 기분으로 한번 쯤 가보고싶어 하리라.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비로소 승리할 수있지 않다던가.언젠가 만난 여자도 섹스 앤 더 시티란 드라마를 보면서 뉴요커의 삶을 동경했었다.나 역시 헐리우드 영화를 보며 뉴욕에 대한 환상을 키웠다.코로나가 종식되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도시가 바로 뉴욕이다.뉴욕에 가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다.엠파이어 스테이드.. 2024. 8. 28. 이전 1 ··· 5 6 7 8 9 10 11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