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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단상

선택

by 만선생~ 2023. 12. 2.
 
두 사람의 만화가가 있다.
한 사람은 재미가 좀 떨어지지만 마감을 칼같이 잘 지켰다.
아니 마감 며칠 전 원고를 보내와 편집자를 놀라게 했다.
이런 만화가만 있다면 편집자 생활도 괜찮을텐데...
또 한사람의 만화가는 마감날짜가 며칠이나 지난 다음 원고를 보내왔다.
아무리 원고마감을 독촉해도 아직 덜 됐다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만화가...
화가났다.
당신 때문에 일정이 얼마나 차질을 빚었는데...
편집자는 차마 앞에선 못하고 뒤로 쌍욕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잡지가 나오고 앙케이트 조사를 했다.
마감을 칼같이 지킨 만화가의 작품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동료편집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마감날짜를 며칠이나 어긴 만화가의 작품엔 반응이 뜨거웠다.
실린 작풍 중에 가장 재밌다는 거였다.
다음호를 준비하는 편집자의 마음은 복잡했다.
작품의뢰를 해야하는 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었다.
재미는 없지만 마감을 잘지키는 만화가와 마감은 잘 지키지 않지만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운 만화가...
당신이 편집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201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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