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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묘 이장 저는 작품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지곤합니다.목호의 난에선 노국공주와 버들아기. 지금 그리고 있는 희순할미에선 윤희순 선생과.그 뒤론 또 어떤 여인과 사랑에 빠질지 모르지요.하지만 지금의 사랑이 아무리 뜨거워도첫사랑의 여인은 잊을 수 없습니다.제 외할아버지인 김병옥의 아내이자 제 어머니의 어머니인 오연하.제 책 정가네소사의 주인공이지요.어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님 묘를 이장했습니다.쓰고있는 자리가 좋지않아 몇발자국 아래로 옮겼더라지요.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없고 님 향한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정몽주의 시처럼 두분의 백골은 이미 흙으로 돌아가 뼈마디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그럼에도 유골을 수습해 염을 해야했지요.아.. 그런데 뼈마디가 섞인 흙무더기 속에서 빛나는 무엇이 있었습니다.금이었죠.외할머.. 2025. 8. 5.
파주 공릉천 어제 파주 공릉천.지인들과 영천 갑문에서 하구인 송촌교 돌아 다시 갑문까지 걸었다. 처음 걸을 때 역류해 오던 물이 다시 갑문으로 돌아왔을 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별빛만 반짝였다. 해질 무렵이면 역류하는 물 위로 뛰어오르는물고기들과 발 저만치 바삐 몸을 숨기는 게들을 볼 수 있다.2016.84 2025. 8. 5.
슬픈 환생​ (빌려온 글) 슬픈 환생​ 이운진​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준단다.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거짓말 할 때의 표정 같은 거.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양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또 고비사막의 외로운 밤을 잊고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모래 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내.. 2025. 8. 5.
사패산 2보루 (400m) 해질 무렵 사패산 2보루. 390m. 바위에 누워 달을 바라보았다.10분 20분 30분... 아무 생각없이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낸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이 땀으로 얼룩졌던 몸을 마르게 한다. 풍화되어 잘게 부서지는 화강암 특유의 감촉이 좋다. 유일하게 신경이 쓰이는 것은 몸을 타고 오르는 개미들...그렇다고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건 아니다. 밤새 있고 싶지만 마냥 있을 수만 없는 것이 또한 현실...자리를 털고 일어나니 사방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2017.8.4 2025. 8. 4.
사패산 1보루(386m) 어제 사패산 1보루.(386m)산들바람을 맞으며 어둑해질 때까지 누워있었다.살을 짓누르는 화강암 돌기.손등을 타고 오르는 개미들.바람소리와 사패산 터널에서 들려오는 차소리.하늘엔 거대한 고래모양을 한 구름이 떠있다.어찌보면 고등학교 때 읽었던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노인이 쫓던 물고기 같기도 하다.생각하면 참으로 건조한 소설이었다.읽은 것이 아까워 억지로 끝까지 다 읽었던 기억.지금 다시 읽는다면 느낌이 다를까?내려오는 길에 헤드랜턴을 하고 야간산행을 하는 이들과 만났다.그나마 밤이 되어 인간의 발길이 멈춘 산이 그들로 인해 다시 소란스럽다.다람쥐 오색딱따구리 멧돼지 까마귀 멧비둘기 황조롱이 장수하늘소...산에 깃들어 사는 이들로선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생태계의 절대 강자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조금.. 2025. 8. 4.
삼사관 학교 장교 양성기관인 삼군사관학교와 삼사관학교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이름은 비슷하지만 두 학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육사 공사 해사를 함께 일컫는 삼군사관학교가 성골과 진골이라면 삼사관학교는 신분의 한계가 뚜렷한 6두품이다. 육사는 4년제 대학이고 삼사는 2년제 대학을 필한 사람이 편입해 들어가는 군사학교다. 30개월 군 복무 중 포대장이 한 번 갈렸는데 전임자와 후임자 모두 삼사 출신이었다.전임자는 성격이 유해 사병들을 크게 다그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엔 부인과 함께 1호차를 타고 초소를 돌며 병사들에게 커피를 타주었다. 지금도 그 때 마시던 커피 향과 온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모는 미인은 아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이 많아 보였다. 포대장은 육군 대위로 부대 전체에 대한 지휘권을 갖는다. .. 2025. 8. 4.
서안 장만 신간 >을 낸 기념으로 서안을 장만했습니다. 경상도 말로는 새첩다고 해요. 새첩다는 작고 귀엽다는 뜻이고요. 윤희순선생이 숨을 거두기 얼마전 자신의 생을 돌아보며 일생록을 남기는데그 때 그려진 경상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가구점 주인말로는 오동나무로 만들었다 해요. 결이 거친건 매끄러우면 흠집이 나 일부러 저리 했다네요. 사실 작업은 책상에서 하기 때문에 실용성보다 장식성이 강합니다. 개다리소반과 함께 갖고싶은 물건이었거든요.2020.8.4 2025. 8. 4.
꼭두 꼭두는 상여에 꽂는 목우다.사람이 죽으면 꼭두의 안내를 받아 저승길로 가는 거다.옛날엔 마을마다 상여집이 있어 공동으로 썼다.《백정 동록개》를 그리며 백정은 상여를 쓸 수 없는 것으로 설정을 했다.기록은 없는데 그럴 것 같아서다.주인공 아버지가 황달에 복수가 차 죽었다.주인공은 의원이란 의원이란 다 찾아다녔지만 백정이란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한다.죽어 들것에 실려 나가는 백정.몸이 불편한 주인공 친구는 상여집으로 달려가 꼭두 하나를 빼온다.그리고 주인공 아버지 품에 함께 묻는다.저승길 안내를 해달란 의미로.황학동에서 산 꼭두를 보며 그리는데 조형미와 색감이 너무나 좋다.하여 사진을 따로 찍어본다.2024.8.4 2025. 8. 4.
선데이 서울 선데이서울은 왜 이리 황색저널의 대명사로끊임없이 소환되는 줄 모르겠다.야하다 해봤자 여배우 수영복 사진 몇 장에 그렇고 강도가 세지않은 그렇고 그런기사들 몇개 있는게 다다.시대가 시대이니만치 정치적 이야기는 전무했다.청소년 시절 내가 가판대에서 선데이서울을 몇차례 샀던 이유는 연재 만화 때문이었다.백성민 선생의 시대만화가 주된 관심사였다.청소년 잡지나 대본소 만화와 달리 성적인 표현도 선데이 서울에선 가능했다.심의를 받지 않았던 것이다.작가로선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지 않는 소중한 지면이었다.결과 방학기선생의 임꺽정 백성민선생의 실거리꽃같은 주옥같은 작품이 탄생했다.성인만화잡지인 만화광장이 창간되기까지 선데이서울과 주간 경향은 작지만한국만화사의 한틈을 메우고 있었던 것이다.나중 백성민 선생님께 들으니 원.. 2025.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