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55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수채화 사람들은 만화를 그리면 당연 미술도 잘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동료 작가들 대부분 학창시절 미술을 잘했다. 미대에 들어가지 않았을지라도 백일장 대회에 나가 상을 받곤 했다. 돌아보면 미술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미술 시간이 그닥 즐겁지 않았다. 백일장 대회에 나가면 대충그려서 냈다. 당연 상받을 일이 없다. 입시 미술도 하지 않았다. 만화와 미술은 별개라고 생각했다. 세월이 흘러 미술을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만화는 선이 중요하다. 선으로 인물을 표현하고 배경을 그린다. 미술 역시 선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만화만큼은 아니었다. 면이 중요했다. 무엇보다 만화에서 그림은 이야기를 나타내기 위한 수단인 반면 미술은 그림 자체가 목적이다. 나를 매혹시.. 2023. 11. 16. 초파리 2 초파리 2 자고 일어나 홈키파를 들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졌다. 어딘가 있을 초파리를 찾아내기 위해. 거짓말처럼 초파리가 단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야는데 뭔가 허탈하다. 자연스레 홈키파도 쓸 일이 없어졌다. 한마디로 심심하였다. 생각해보니 놈들을 죽이는게 내겐 오락이었다. 의도한 건 않았지만 경위를 살펴보니 그렇다. 오랫동안 이어진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을 때 군인들은 불안하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되려 전쟁이 일어나길 바란다. 전쟁이 일어나 공을 세워야 한다. 무기 판매상들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일어나야 무기를 팔아 먹는다. 쌓여있는 재고를 처리해야 한다. 생각해보니 유일무이한 세계 초강대국 미국은 쉴새없이 전쟁을 일으켰다. 안끼는데가 없다.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세계.. 2023. 11. 16. 초파리 1 초파리 1 어느날 집에 초파리가 들끓었다. 싱크대, 거실, 천장, 화장실, 방, 현관 곳곳에 초파리가 떼를 지어 모여 있었다. 며칠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놔뒀더니 그렇게 되었다. 작업을 하느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쓰레기 봉투를 묶기만 해도 되는데 그게 귀찮아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다. 비상 상황임을 직감한 난 부리나케 마트로 달려가 해충 살충제인 홈키파를 사왔다. 하나 둘 세개 네 개... 뿌려도 뿌려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모기에 뿌렸를 때처럼 바로 고꾸라지지 않았다. 몇 번을 뿌려도 계속 날아다녔다. 질겨도 이렇게 질길 줄은 몰랐다. 급기야 홈키파 연기에 내가 질식해 죽을 것 같았다. 검색해보니 초파리는 12일 정도를 산다고 했다. 젖은 음식을 좋아하고 습한 곳에서 서식한단다. 일.. 2023. 11. 16. 롯데 캐슬 공사 현장 볼 때마다 마음이 안좋은 롯데캐슬 공사 현장. 다행히 사패산 1보루 2보루를 다 가리진 않았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선 덕택에 집값이 오른다하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할지 난감하다. 환경론자인 나조차 자본의 논리를 벗어나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 오늘은 200년전 필리핀의 비간 세인트 폴 대성당과 종탑을 그릴 생각이다. 종탑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고향을 그리는 조선인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렵지만 붙들고 늘어지다보면 결국 완성돼 있는 걸 지금까지 경험해왔다. 더디지만 끝까지간다. 이 말을 인생 모토로 간직하며 살아야겠다. 2017.11.15 2023. 11. 15. 고려사 열전을 읽으며 안도치 [ 安都赤 ]공민왕 12년, 역적들이 흥왕사(興王寺)의 행궁에 쳐들어와 문지기를죽인 후 곧장 침전으로 가 환관 강원길(姜元吉)을 죽였다.숙위(宿衛)가 모두 달아나 숨어버리자 이강달(李剛達)이 왕을 업고창문을 통해 달아났다.안도치는 생김새가 왕과 비슷한지라 왕을 대신해 죽으려 결심하고침실에 들어가 누워있자 역적들이 그를 왕으로 착각하고 살해해버렸다.고려사 환관열전에 나와있는 안도치 이야기.그는 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버려야했을까?왕의 목숨이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했을까?밝은 햇살아래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사랑하는 사람과 정담을 나누고...그라고 왜 그같은 삶의 기쁨을 누리고 싶지 않았을까?뜨문 뜨문 읽는 고려사절요와 고려사...스크롤로 내리읽는 모니터 화면이 피로 얼룩져있는 듯 하다.역사란 이런 .. 2023. 11. 15. 머리숱 머리를 감으면 머리숱이 참 많이도 빠진다. 하루를 건너 뛰면 뭉터기로 잡힌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지금의 모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거다. 빠진만큼 자란다는데 그말이 사실인가 보다. 솔직히 머리숱이 많지는 않다. 굵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은근 신경이 쓰인다. 머리숱이 처져있음 기분이 안좋고 머리숱이 살아나면 기분이 좋다. 그날의 컨디션을 나타내주는 지표가 머리숱인 셈이다. 울울창창한 머리숱의 소유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 중 한사람이다. 봉하마을에서 연호하는 시민들께 답하느라 밀집모자를 벗어올릴 때 드러나던 머리숱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이태 전이다. 어느날 동생이 왜이리 머리숱이 없냐고 물었다. 거울을 보니 머리숱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었다. 머릿살이 훤히 드러나보이는 머.. 2023. 11. 15. 장애인 활동 보조인 몇년 전 노들야학이란 곳에서 장애인활동보조인 교육을 받았다. 닷새동안 하루 8시간씩 총 40시간이다. 교육비로 10만원을 냈다. 특별한 사명의식이 있어서 받은 교육이 아니다. 생계수단이었다. 돈벌이가 정말정말 없으면 하려고 말이다.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지 장애인활동보조인으로 나서본 적은 없다. 바꿔말하면 그동안 만화만 그려 먹고살았던 이야기다. 충분치 않은 수입이지만 그랬다. 앞으로 나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알 수가없다. 만화로 돈을 전혀 벌 수가 없어 장애인활동보조인 활동을 해야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실패한 삶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어진 여건에 맞춰살아갈 뿐이다. 내게 진정 실패란 것은 만화로 돈을 벌지 못할 때가 아니다. 마음속에서 창작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지 .. 2023. 11. 15. 트랙을 돌고 있는 여자 200 미터 트랙을 돌다 보았다. 허벅지 두꺼운 여자가 뒤로 걷는 것을. 더하여 종아리도 굵었다. 아름다움의 가장 큰 기준은 무엇일까? 건강함이다. 아무리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균형이 잘 맞아도 건강하지 못하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미디어가 선호하는 몸매는 아니지만 건강한 다리를 가진 그녀에게서 줄곧 눈을 떼지 못했다. 성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여인! 한동안 뒤로 걷던 그녀는 몸을 돌려 앞으로 달렸다. 2018년 8월 29일 쓰고 그림 · 2023. 11. 14. 베란다에서 내가 그린 그림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 장소는 우리 집 베란다인데 라운딩이 돼 있다. 아파트를 지은지 30년 가까이 돼 유리가 칙칙하다. 팔이 닿지 않는 위에는 누가 물건을 던졌는지 금이 가 있다. 샷시를 바꾸고 싶은데 비용이 만만찮다. 500만원 정도 든다. 일자형 샷시로 바꾸면 300만원 정도 드는데 라운딩 돼있는 공간이 사라져 버린다. 무엇보다 모양이 예쁘지가 않다. 라운딩 샷시가 아니라면 바꾸지 않는게 낫다. 모델은 한동안 사귀었던 사람인데 어느날 바람처럼 곁을 떠나고 말았다. 2023. 11. 14. 이전 1 ··· 349 350 351 352 353 354 355 ··· 36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