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앤티크16

옹기 조선시대 것으로 알고 산 옹기가 2~30년 밖에 안됐단 것을 알았을 때의 허무함. 골동품가게로 가 따져 물을 수도 없고. 수업료라고 생각한다. 제사지낼 때 술 따르는 주병이라고 했는데 그 것도 아닌 모양이다. 간장같은 것을 담았단다. 2022.11.29 2023. 11. 29.
꼭두 얼마 전 황학동에서 산 꼭두입니다. 조형미도 조형미지만 무엇보다 색감이 참 따뜻하고 좋아요. 죽은이를 위무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골동품점 주인 말로는 제작연대가 조선시대까지 올라가진 않는다 해요. 시중에 나와있는 골동품 대부분이 왜정 때 만들어진 것이라 합니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건 가격이 훨씬 올라간다 해요. 제 생각이지만 설령 왜정 때 만들어졌다 해도 그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순 없어요. 시간적으로 100년 혹 100년이 더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중요한 건 우리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나라를 빼앗겼지만 장례문화는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어릴 때 상여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죽음이란 것을 처음 느꼈었지요. 무서운 생각에 상여행렬로부터 최대한 멀어지려고.. 2023. 11. 19.
호족반 호족반을 보면서 드는 생각. 두말할 필요없이 보면 볼수록 조형미가 뛰어나다. 12각으로 무려 열두 번 각을 주었다. 컴퓨터로 재단하듯 각이 균일하다. 어떻게 저리 매끈하게 깍았을까 싶다. 크기가 궁금해 자로 재보니 지름이 39센티. 산에 가서 지름이 저 정도 되는 나무를 보기가 쉽지않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로 만든다는데 몇년동안 자라야 저 정도 굵기가 될까? 일단 구하기 쉽지 않았을 거 같다. 가장 궁금한 것은 이 호족반이 얼마에 거래됐는가이다. 화폐로 계산하기 힘들다면 쌀로 계산해보자. 쌀 두말값? 아님 세말? 현재 쌀 두말값은 별거 아니지만 옛날 쌀 두 말은 엄청난 가치가 있다. 쌀한말로 하루치 노임도 못주는 지금과 달리 옛날엔 몇날며칠 사람을 부릴 수 있다. 그만큼 생산력이 낮았다. 나무값, 장인의.. 2023. 11. 19.
수막새 수막새 둘 어찌어찌 갖게 된 두 개의 수막새. 하나는 고려 때 것으로 추정되는 연화문 수막새다. 다른 하나는 고구려 때 것으로 추정되는 기학학적문양의 수막새다. 고구려 수막새는 중국 단둥을 통해 들어왔다고 한다. 단둥은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인구 240만의 대도시다. 도시앞으로 북한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압록강이 흐른다. 강기희 소설 "위험한 특종"을 읽으며 단둥이란 도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단둥은 골동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귀에 자주 들렸다. 한 수집가는 좋은 물건을 갖기 위해 단둥을 수차례 드나들었다고 한다. 신의주에서 빼돌린 북한의 고미술품들이 거래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해주반들 역시 단둥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해주반과 마찬가지로 고구려수막새 역시 이동 경로를 알 수없다.. 2023. 10. 21.
왜倭사기 왜倭사기 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사기그릇을 왜사기라고 한다. 골동품 시장서 조선시대 만들어진 술병과 그릇은 대접을 받지만 왜사기는 취급을 못 받는다. 서자도 아닌 얼자다. 아니 그 이하 취급이다. 이유는 대량생산으로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조선 사기는 두툼하면서 무겁다. 반면 왜사기는 얇고 가볍다. 잘 깨지고 이가 쉽게 나간다. 소장 가치가 떨어지지만 값이 싸서 몇 개 샀다. 2023. 10. 21.
고비 2 고비 2023.10.17. 고비에 족자 두루마리를 꽂았다. 두루마리엔 뭐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의 일체유심조가 써있다. 필치가 아주 유려하다. 글씨의 주인공은 안동에 사시는 청남 권영한 선생이다. 1931년생이시니 살아 계시다면 90을 넘으셨다. 불교에 대한 공부가 깊으셔서 불교에 관한 책을 스무권 넘게 쓰셨다. 족자를 소중히 여겨 벽에 걸었는데 걸이가 약해 떨어지고 말았다. 족자를 걸기위해 못질을 하니 못이 튕겨나간다.할 수 없이 족자를 둘둘말아 고비에 꽂았다. 고비는 편지함의 순 우리말이다. 2023. 10. 21.
고비 1 고비 1 고비는 순 우리말로 편지를 꽂아두는 편지함을 일컫는다. 조선시대 선비의 방엔 고비가 있어 편지를 보관하였을 것이다. 골동품에 관심이 생긴 뒤로 황학동 골동품점을 돌며 고비에 눈독을 들여 왔다. 하지만 값이 너무나 비쌌다. 연대가 좀 있다 싶으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내 주머니 사정으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장한평에 있는 장애인발달지원센터로 웹툰 수업을 나가며 자연스레 가까이 있는 답십리 고미술 상가를 돌게 되었다. 대덕당이란 골동품점에서 사방탁자를 산 것을 계기로 단골이 되었다. 9월 일본 경대를 사며 사장님께 만자가 새겨진 고비를 갖고 싶다고 하였다. 추석 전 날이었다. 사장님께서 문자로 사진을 하나 보내주셨다. 만자가 새겨진 고비였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었다. .. 2023.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