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국내113 논산 미내다리 논산 강경 일대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는데 죽어서 염라대왕을 만나게 되면 이리 묻는다고 한다. "너는 살아서 개태사의 가마솥, 관촉사의 미륵불, 강경의 미내다리를 보았느냐?" 나의 대답은 이렇다. "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관촉사 미륵불 외엔 온전한 형태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리의 기능을 잃어버린 다리앞에서 다리를 보았다 할 수 있나? 충청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던 삼남에서 가장 큰다리. 조선시대 사람들에겐 크마큰 볼거리였을 것이다. 다리밑에서 주워온 자식이라면 으례 미내다리를 떠올렸으리라. 이태전에 본 강진의 병영성 다리도 인상적이었지만 규모에서 미내다리에 미치지 못했다. 미내다리는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미내천 위에 떠있는 세개의 무지개. 무지개 상단엔 용머리모양의 조각이 .. 2024. 1. 14. 고양이 카페 '냥반' 조선시대엔 용안현이었다 지금은 면소재지가 된 용안면에 카페가 하나 있다. '냥반'이란 이름의 카페다. 뭐? 용안이 어디 있냐고? 진라북도 익산시에 있는 금강 아래 평야지대다. 예전에는 쌀이 많이 나서 부자가 많았다는데 지금은 한산하기 이를데 없다. 빛바랜 건물들만이 영화로웠던 예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카페 '냥반'은 말그대로 고양이 천지다. 사방이 고양이 그림과 조형물로 가득차 있다. 꽂혀있는 책들도 고양이 만화다. 맞다. 이 곳은 만화가 마르스와 뜻맞는 친구들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이자 갤러리이며 굿즈를 파는 가게다. 몇년 전 마르스 작가가 출간한 "귀한냥반 이토리"란 카툰집을 구입했었다. 오늘 그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왜냐면 광주가는 길에 '냥반'에 들를 것이므르. 그리고 마침내 작가에게 사인을.. 2024. 1. 14. 나주 설재 서원 한국족보의 90%는 가짜라고 한다. 거꾸로 말하면 10%만이 진짜란 뜻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살면서 자기가 아전의 후손이라거나 천민의 후손이란 사람은 만나보질 못했다. 모두가 뼈대있는 양반이라 한다. 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김수로왕이든지 박혁거세같은 유명한 시조와 만나게 된다. 전체 인구에서 지배계층인 양반의 비율은 어림잡아 10%내외다. 조선후기 신분질서가 아무리 흐트러졌다해도 양반의 수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모순이다. 한정된 양반의 수와 모두가 양반의 후손이라 기록된 족보 사이엔 건너지 못할 강이 있는 것이다. 나역시 우리집 족보를 의심한다. 과연 양반이 맞는가? 21세기 과거 조상의 신분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그럼에도 확인 해보고싶다. 설사 족보가 위조되었더라도 실망하진 않을테다. 양반이 .. 2024. 1. 12. 경복궁 칠궁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칠궁에 관한 신문기사를 읽었다. 1968년 김신조 침투 이후 군사지역으로 묶여 가볼 수 없었던 금단의 땅! 칠궁은 경복궁에 있는 후궁들의 사당이다. 숙종의 후궁인 희빈장씨와 역시 숙종의 후궁으로 영조를 낳았던 숙빈최씨등 왕의 어머니였으나 왕비는 아니었던 이들을 기리고 있다. 일곱개의 사당이 있다고 해서 칠궁이라 불린다.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가보지 못했던 장소. 어제는 동료 만화작가들과 경복궁에 가면서 칠궁을 둘러보았다. 어디 있는지 몰라 물어 물어 갔다. 칠궁은 청와대를 확장하며서 규모가 많이 줄어든 듯 했다. 바로 옆으로 영빈관이 우악스럽게 들어서 칠궁을 가리고 있다. 그럼에도 칠궁은 아름다웠다. 한마디로 고색창연하다. 왜 진작 이곳을 찾지 않았는지 후회가 되.. 2024. 1. 12. 익산 나바위 성지 김제 원평에서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 지부장님을 처음으로 뵈었는데 말씀 도중익산 나바위 성지를 이야기 하셨다.내가 당연히 알고 있을 거란 전제 하에 하신 말씀이었다.하지만 처음듣는 이름이었다.지부장님이 말씀하기를 마애불이 새겨진 터에 성당을 세워 불교와 카톨릭이 혼재되어있는 장소라 했다.이튿날 전주에서 동료작가인 황경택과 만나 김제 금산면에 있는 수류성당을 돌아본뒤익산 나바위 성지에 닿았다.평야지대에 나즈막히 솟은 작은 산.김대건 신부가 중국 상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처음 발디딘 곳이라 한다.지금과 같은 성당건물이 지어진 것은 1906년이다.서양의 고딕양식과 한옥 그리고 중국양식이 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내부는 큰 기둥이 가운데를 가르고 있다.남녀유별한 사회라 앉는 자리를 달리했다고 한다.본관.. 2024. 1. 12. 강원도 여행 한해가 가기 전 이 나라 산천을 돌아보고 싶어 4박 5일 동안 강원도 여행을 했다. 인제 내린천에서 진부령 넘어 간성 통일전망대, 화진포, 초항, 거진항, 송지호, 속초 영금정, 양양낙산사. 강릉 경포대, 강릉관아를 돌아보고 다시 내륙으로 들어와 화천 일대의 북한강을 돌아보았다. 간성 모텔에서 이틀 밤, 강릉에 사는 후배 희성이네 집에서 하룻 밤 춘천 하나의원 성진이형네 입원실에 하룻밤을 잔 여정이다. 꼬막을 사준 희성이가 고맙고 참치회를 사준 성진형도 너무 고맙다. 여행길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구경하는 것과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지인을 만나는 것은 말할 나위 없고 낯선 사람을 만나 그들의 살아온 내력을 듣다보면 인생극장 한 편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간성에서 모텔과 목욕탕을.. 2024. 1. 1. 명동 성당 명동에 있는 치과에서 임플란트를 하고 명동성당을 둘러본다. 건물이 참 고풍스럽다. 군사독재시절엔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이들에겐 피난처가 되어주던 곳. 삼한 시대 소도같은 역할을 하였다. 박근혜 정부시절엔 조계사가 그 같은 역할을 잠시 했었고. 김대건 신부 흉상을 비롯 성당에 설치된 조형물들을 돌아보고 성물가게에 들어가보았다. 가까운 지인 중 천주교 신자가 있음 성물을 하나 주겠는데 생각해보니 없다. 마침 성물가게엔 책도 함께 팔고 있었다. "어. 황중선 책이 있네" 황중선은 동갑내기 만화가로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편한 친구다. 오랫동안 성경만화를 그린 탓에 성경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황중선 책 제목은 "굴뚝으로 들어간 니콜라오" 와 "악마를 물리친 베네딕토"다. 출판사는 바오로의 딸로 수녀.. 2023. 12. 30. 김제 원평 3 1894년 11월 우금치 전투에서 패배한 동학농민군이 후퇴하여 12월 금구 원평까지 후퇴하였다. 동학농민군은 구미란이란 낮은산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관군과 일본군에 맞서 싸웠으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수많은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일본군 총탄에 맞아 쓰러진다. 대지에 스며드는 붉은피. 하늘은 까마귀떼로 뒤덮였다. 원평 사람들은 너나없이 구미란으로 달려가 시신들을 묻었다. 그렇게 구미란은 동학농민군의 원혼 가득한 산이 되었다. 나라에선 동학도들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라를 뒤엎으려는 세력은 반드시 죽여야했다. 동학도들은 산으로 들로 깊이깊이 숨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뒤에도 동학도들은 세상 밖으로 나서지 못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서도 농민반란이라 기술하였다. 민주정권이 들어서서야 동학농민군 또는 .. 2023. 12. 23. 김제 원평 2 기온차이 새벽 4시 김제 원평 금모래마당을 출발할 때 기온이 영하 2도였다. 춥다는 생각이 별로 안들었다. 대신 별이 많았다. 김제가 청정구역은 아니지만 의정부보다 공기가 좋은 건 확실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올수록 기온이 떨어졌다. 아침 9시 의정부에 도착했을 땐 영하 7도였다. 김제의 기온이 궁금해 인터넷으로 오늘의 날씨를 보았다. 영하 3도다. 김제보다 의정부가 4도 더 추운 것이다. 4도면 식생에서 차이가 난다. 김제에서 자라는 비자나무가 서울에선 자라지 않는다. 의정부에선 심심잖게 볼 수있는 자작나무를 김제에선 볼 수가 없다. 같은 나라에서도 기온의 차이가 있고 식생이 다르다. 하지만 남한에선 느낄 수 있는 이런 차이를 북녁땅과는 느낄 수 없다. 함흥에서 출발하여 의정부에 도달할 때까지 기온의 변화를 .. 2023. 12. 23. 이전 1 ··· 6 7 8 9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