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75 여자의 뒷모습 백화점서 옷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청바지 차림의 아가씨 한 명이 앞서 걸어가고 있는 거다.긴생머리에 끝을 웨이브하여 찰랑찰랑하고 허리는 잘룩하였다.무엇보다 다리가 길었다.상반신이 길고 하반신이 짧은 나와는 전혀 다른 체형이다.걸음도 가뿐하였다.한손엔 여러개의 종이백이 들려져 있었는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종이백이 흔들렸다.아마도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려나보다.나는 여인의 얼굴이 궁금했으나 앞질러 가서 돌아 볼 순 없었다.나는 그리 뻔뻔한 사람이 못된다.그런데 기회가 왔다.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거다.나는 곁눈질로 여인의 얼굴을 훔쳐보았다.미인은 아니지만 이십대의 풋풋함이 묻어나 보기가 좋았다.특히 턱선이 아주 날렵했다.깜박이에 파란 불이 켜지고 나는 여인의 뒤를 따라 걸었다.일부러 쫓아.. 2025. 4. 26. 80년대 대본소 만화 <하늘과 땅> 80년대 대본소 만화 고등학교 때 만화방에서 황재 선생이 그린 이란만화를 보았다.네권 정도 읽었는데 기존에 보아오던 무협만화와는 차원이 달랐다.아니 무협만화라고 할 수 없었다.반청복명을 다룬 역사 만화였다.책이 나왔지만 무슨 이유로 읽지 않다가 40년 세월이 흘러 다시본 것이다.미스터 불루란 플랫폼을 통해.일단 분량이 엄청났다.열권정도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무려 서른 권이나 되었다.'전무후무!!영원히 기억될 감동과 격정의 스펙터클 대하 드라마!!''모든 국내 만화스토리 작가들이 롤모델로 삼았던리얼리티 휴머니즘의 완벽구성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전개방식의 절정!여성 독자들마저 열광시켰던 뜨거운 감동의 대서사시!'플랫폼에 걸린 작품광고 문안이다.군더더기가 많아 한 눈에 읽히지 않는다.앞서이야기한대로 하늘과 .. 2025. 4. 25. <판관 포청천> 드라마 을 처음 보았다.삼격고(북소리)라는 에피소드인데 9화로 이야기가 끝났다.1화에 50분 쯤 되니 에피소드 한 편이 일곱시간 정도 되는 것 같다.중국 북송시대 수도인 개봉이 무대다.개봉은 당시 세계 최대 도시로 인구가 100만에 이르렀다고 한다.한림학사 장택단이 그린 '청명상하도'는 당시 개봉의 모습을 잘보여주고 있다.포청천은 개봉부 유수였던 포증이 모델이다.개봉부유수는 서울 시장격으로 행정은 물론 수사와 재판을 겸했다.지금의 서울시장보다 권한이 막강하다.삼격고(북소리) 라는 에피소드는 거란족인 요나라와의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군사력이 약해 요나라에 세폐를 바쳐야했던 송나라의 처지가 잘묘사돼 있었다.일단 플롯이 좋았다.다만 번화한 개봉의 모습은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었다.지금으로부터 30년.. 2025. 4. 25. 김계리 변호사 자고 일어나니 김계리 변호사의 욕설이 화제다.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을 변호했던 그다.서울의 소리에 극우 유튜버인 안정권과의 통화내용이부분삭제없이 그대로 올라와 있다.말 그대로 욕을 달고 산다.너무나 원색적이어서 듣는 내가 민망할 지경이다.남자가 하는 욕은 더러 들어봤는데 여자가 하는 욕은 처음 들어본다.그 것도 변호사라는 사람이.극우 유튜버 안정권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너무나 불량스러웠기 때문이다.정으로 가득한 전라도말이 저리 흉칙스러울 수도 있구나 싶었다.그런데 김계리 변호사와의 통화내용을 들어보니 안정권은 양반이었다.생각해보니 안정권은 말투가 독기로 가득차 그렇지 욕설은하지 않았던 것 같다.통화내용이 어떻게 서울의소리에 들어갔는지는 모르겠다.확실한 건 욕설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엄청나게 .. 2025. 4. 25. 더깊이10에 소개된 진주성 https://www.youtube.com/watch?v=hf2oXbMV9dI15분에서 16분 2025. 4. 25. 엄나무 순 한끼 식사로 귀한 엄나무 순을 데쳐 먹었다.달걀은 마지막으로 먹고. 소반 옻칠 색깔이 참 맘에 든다.2024.4.25 2025. 4. 25. 아버지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교육을 받고 자란 아버지는 술잔이 가득 채워지지않았을 때 이렇게 말씀 하시곤 한다.'이빠이 채우라니께'"아버지. 이빠이란 말 대신 가득이란 말을 쓰면 더 좋잖아요.""이 놈의 새끼 쓸데없는 말 말고 잔이나 채우라니까"이빠이는 일본말이다.특별히 일본어를 공부해서 안다기보다는 우리말 가운데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이빠이 뿐만 아니다.화가 날 때 으래 쓰곤 하는 '야마가 돈다'란 말이나 기름을 가득 채우라는 뜻의'만땅' 같은 말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일제로부터 해방 된지 반세기가 넘은 지금까지 일본 말은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고우리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비단 언어뿐이랴.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법제도가 그렇고 행정이 그렇고 문화가 그러한데...어린 코끼리.. 2025. 4. 25. 스트레칭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해내던 일들이 이젠 엄청난 일들로 다가온다. 담을 뛰어넘으면 1분만에 갈 수있는 길을 한참을 돌아가기도 하고 반길도 되지 않는 바위를 뛰어내리지 못해 엉금엉금 기어내려온다. 어젠 사패산에 올랐다 밤새 근육통을 앓았다.현저하게 저하된 신체기능.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능이 저하되리라. 하지만 속도는 줄일 수 있다.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몸의 유연성을 잃지않게 하는 스트레칭이다. 딱히 운동이라할 것도 없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 100배나 좋은...2020.4.25 2025. 4. 25. 헛간을 태우다 이창동감독이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개봉일을 기다리고 있다. 버닝이란 제목인데 원제는 '헛간을 태우다'이다. 제목이 낯익어 하루키의 단편소설집을 펼쳐봤더니 작품이 수록돼 있다. 읽은 기억이 난다. 페이지마다엔 밑줄이 그어져 있는데 지금봐도 공감이 가는 구절들이다.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성적인 표현이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성적 환타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만화로 저런 장면을 표현해보고 싶다. 내가 가장 그리고 싶어하는 게 섹스신인데 제대로 그려본 적이 없다. 정가네소사에서 뽕밭신과 청량리 588 풍경을 그린 게 전부다. 야릇한 장면을 가장 잘 그리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엄숙주의에 사로잡힌 선비를 그리고 있을 뿐이다. 아무튼 생각난 김에 '헛간을 태우다'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2025. 4. 25. 이전 1 ··· 175 176 177 178 179 180 181 ··· 3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