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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서점 흙서점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가까이 있는 흙서점. 1986년 개업한 헌책방이다. 개업 당시엔 한참 나이였을 가게 주인은 주름살 가득한 노인이 되어있다. 서점은 할 일이 참 많았다. 사람이 들어오거나 나거거나 신경쓰지 않고 계속 책정리를 하였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서점은 어지럽혀 정신이 하나도 없으리라. 책을 구경하는 동안 목수인 동갑내기 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오늘은 쉰단다. 목수는 휴일이 따로 없다. 비오는 날이 쉬는 날이다. 친구는 내 페북을 계속 보고 있어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좋아요를 한 번도 누르지 않은 놀라운 인내심의 소유자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너 스토커냐? " 친구는 자식 농사를 잘 지었다. 첫째는 이화여대에 다니고 둘째는 한양공대에 들어갔.. 2023. 10. 22.
수막새 수막새 둘 어찌어찌 갖게 된 두 개의 수막새. 하나는 고려 때 것으로 추정되는 연화문 수막새다. 다른 하나는 고구려 때 것으로 추정되는 기학학적문양의 수막새다. 고구려 수막새는 중국 단둥을 통해 들어왔다고 한다. 단둥은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인구 240만의 대도시다. 도시앞으로 북한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압록강이 흐른다. 강기희 소설 "위험한 특종"을 읽으며 단둥이란 도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단둥은 골동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귀에 자주 들렸다. 한 수집가는 좋은 물건을 갖기 위해 단둥을 수차례 드나들었다고 한다. 신의주에서 빼돌린 북한의 고미술품들이 거래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해주반들 역시 단둥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다. 해주반과 마찬가지로 고구려수막새 역시 이동 경로를 알 수없다.. 2023. 10. 21.
강남 삼성타운 윤빌딩 2023. 10. 6 윤빌딩 어제 강남역 가까이 있는 안과병원에 가 간단한 시술을 했다. 시술을 마친뒤 강남역 8번 출구로 나왔다. 알박기 건물로 알려진 윤빌딩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윤씨 소유의 윤빌딩은 거대한 삼성타운 한자리를 비집고 들어선 작은 건물이다. 아니 삼성전자가 들어서기 훨씬 이전인 1970년대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사적 소유를 보장하는 나라다. 대기업이 아무리 팔라고 해도 팔지 않을 권리가 있다. 국가 사업을 이유로 개인의 토지와 건물이 강제 매입된 경우는 너무나 많다. 보상금을 아무리 많이줘도 떠나기 싫은 사람이 있다. 도로를 낸다며 집을 반으로 자른 경우를 봤다. 덕분에 마당이 없어지고 집은 도로와 바로 면해 있어 차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마디로 국가폭력이다. 삼성은 .. 2023. 10. 21.
아우라지 베게용암 (2013년 10월 9일에 쓴 글을 가져옴) 광물을 모으고 있다. 흙, 돌, 모래... 이 것들이 수집대상이다. 한글날인 10월 9일. 베란다를 장식할 돌을 모으기 위해 집으로부터 42km 떨어진 한탄강 아우라지 베게용암으로 차를 몰고 갔다. 장마 때문인지 강변은 뻘에 뒤덮여 돌들이 예쁘지 않았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은 그런대로 쓸만했지만 화강암은 집에 돌아와 물로 씻어도 거무튀튀했다. 그간 모아온 돌 아랫면에 네임펜으로 날짜와 수집장소를 적고 베란다에 널어 놓으니 수석원이 따로없다. 앞으로는 어딜 가도 광물만 보일 것이다. 딱히 돈드는 건 아니지만 이것도 적지않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어쨌든 작업은 뒷전이고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2023. 10. 21.
왜倭사기 왜倭사기일제 강점기 만들어진 사기그릇을 왜사기라고 한다.골동품 시장서 조선시대 만들어진 술병과 그릇은 대접을 받지만 왜사기는 취급을 못 받는다.서자도 아닌 얼자다.아니 그 이하 취급이다.이유는 대량생산으로 수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조선 사기는 두툼하면서 무겁다.반면 왜사기는 얇고 가볍다.잘 깨지고 이가 쉽게 나간다.소장 가치가 떨어지지만 값이 싸서 몇 개 샀다.  주*현왜사기는 잘 깨지고 이가 쉽게 나갑니다 그 대신 조선사기는 두툼해서 무겁지요 2023. 10. 21.
동의수세보원 동의수세보원 에피소드 1 전철에서 미모의 여인이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곁눈질로 살짝 만화를 봤다. 눈에 익은 그림체였다. 김경호 작가가 그린 "만화로 보는 사상의학"이었다. 미모도 미모지만 멘탈이 아주 괜찮은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 오래 동안 하위문화로 취급받았던 만화 아닌가! 웹툰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 만화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으나 그럼에도 대중은 공개된 장소에서 만화를 잘 보지 않는다. 순간 언젠가 사귀던 여자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점심시간을 넘겨 어느 식당에 들어갔는데 밥이 나오는 사이 다니구치 지로의 "느티나무의 선물"을 꺼내 읽었단다. 다니구치 지로는 일본은 물론 유럽까지 이름이 알려진 작가주의 만화가다. 만화를 읽다보면 예술이란.. 2023. 10. 21.
고비 2 고비 2023.10.17. 고비에 족자 두루마리를 꽂았다. 두루마리엔 뭐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의 일체유심조가 써있다. 필치가 아주 유려하다. 글씨의 주인공은 안동에 사시는 청남 권영한 선생이다. 1931년생이시니 살아 계시다면 90을 넘으셨다. 불교에 대한 공부가 깊으셔서 불교에 관한 책을 스무권 넘게 쓰셨다. 족자를 소중히 여겨 벽에 걸었는데 걸이가 약해 떨어지고 말았다. 족자를 걸기위해 못질을 하니 못이 튕겨나간다.할 수 없이 족자를 둘둘말아 고비에 꽂았다. 고비는 편지함의 순 우리말이다. 2023. 10. 21.
고비 1 고비 1 고비는 순 우리말로 편지를 꽂아두는 편지함을 일컫는다. 조선시대 선비의 방엔 고비가 있어 편지를 보관하였을 것이다. 골동품에 관심이 생긴 뒤로 황학동 골동품점을 돌며 고비에 눈독을 들여 왔다. 하지만 값이 너무나 비쌌다. 연대가 좀 있다 싶으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내 주머니 사정으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장한평에 있는 장애인발달지원센터로 웹툰 수업을 나가며 자연스레 가까이 있는 답십리 고미술 상가를 돌게 되었다. 대덕당이란 골동품점에서 사방탁자를 산 것을 계기로 단골이 되었다. 9월 일본 경대를 사며 사장님께 만자가 새겨진 고비를 갖고 싶다고 하였다. 추석 전 날이었다. 사장님께서 문자로 사진을 하나 보내주셨다. 만자가 새겨진 고비였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었다. .. 2023. 10. 21.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그림 부천시장실에 걸려있는 그림.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부분만 따로 떼어내어 올린다. 원래는 가로 200cm 세로 56cm로 지금까지 내가 그림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 2023.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