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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같다 황당무계하고 어이없는 이야기를 일컬어 만화같다고들 한다.길을 걷다 방역연기를 뒤집어 쓴 용연이가자고일어났는데 초록색 괴물로 변해 있다는 이야기 같은 거다.더하여 한달음에 대검찰청으로 달려가 총장인 윤석열의허리를 꺾어 불구로 만들었다면 사람들은틀림없이 만화같은 이야기 좀 그만하라 할거다.그런데 사람들은 모른다.이처럼 인과관계 없이 황당한 이야기의 만화는 어디서도 안실어준다는 걸.그리고 세상엔 흥미위주의 만화도 많지만 삶의 의미를 묻거나 사회성 짙은내용의 만화도 적지않다는 걸.있지도 않은 일을 꾸며서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은 말한다."소설 쓰고 있네. "이를테면 조선 동아 중앙 문화 한겨례 경향 등등 에서 쓴 글들은 기사가 아니다.소설문학이다.조선시대 소설은 하찮은 읽을거리였다.선비가 소설을 즐겨 읽는다면 볼.. 2024. 8. 22.
나무는 고요 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퍼옴) 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나무는 고요 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자식은 부모를 奉養(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 살아 계실 때 시기를 늦추지 말고 찾아보라는 것이다.적인걸의 망운지정이 생각나는 날이다.雲之情(망운지정):자식이 어버이를 사모하여 그리는 정.당(唐)나라에 적인걸(狄仁傑)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병주(幷州)의 법조 참군(法曹參軍)으로 임명되어 부임했다. 그때 부모는 하양(河陽)의 별장에 있었다.어느 날 그는 타행산(太行山)에 올라갔다. 정상에 올라 뒤돌아보니 한 조각 흰 구름이 두둥실 떠 있었다. 그것을 본 그는 옆에 있는 사람을 돌아다보며 말했다."내 어버이가 저 구름이 나는 아래에 계신데, 멀리 바라만 보고 가.. 2024. 8. 22.
인생은 예기치 않은 일들의 연속이다 인생이란 예기치않은 일들의 연속이다.아무리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다하여도 한번 쯤 폭풍이 일어 궤도에서 벗어난다.아니 벗어나고파 한다.전주는 내가 늘 동경하던 도시였다.전기도 안들어오는 시골을 떠나 도시에서 살고 싶었다.여름에도 응달진 길을 걷고 싶었다.진흙에 빠질 일 없는 보도블럭 위를 걷고 싶었다.그 곳엔 세련된 옷차림의 소녀들이 하얀 얼굴로 나를 보며 웃을 터였다.하지만 도시는 어림 내겐 너무나 멀었다.가는 방법을 몰랐다.관형이 형은 서울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이종사촌이다.형이 여름방학을 맞아 우리집에 내려왔을 때 난 놀랐다.말씨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저게 서울말이로구나.하루는 형이 아버지 자전거로 날 전주에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했다.점촌을 지나 이서면까지 갔을까?폐달을 밟던 형은 힘들어 더이상.. 2024. 8. 22.
외할머니 유골에서 나온 금니 저는 작품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지곤합니다.목호의 난에선 노국공주와 버들아기. 지금 그리고 있는 희순할미에선 윤희순 선생과.그 뒤론 또 어떤 여인과 사랑에 빠질지 모르지요.하지만 지금의 사랑이 아무리 뜨거워도 첫사랑의 여인은 잊을 수 없습니다.제 외할아버지인 김병옥의 아내이자 제 어머니의 어머니인 오연하.제 책 정가네소사의 주인공이지요.어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님 묘를 이장했습니다.쓰고있는 자리가 좋지않아 몇발자국 아래로 옮겼더라지요.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없고 님 향한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정몽주의 시처럼 두분의 백골은 이미 흙으로 돌아가 뼈마디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그럼에도 유골을 수습해 염을 해야했지요.아.. 그런데 뼈마디가 섞인 흙무더기 속에서 빛나는 무엇이 있었습니다.금이었죠.외할.. 2024. 8. 22.
힘내 내가 싫어하는 말. 힘내.힘내고 싶지 않은데 자꾸 힘내래.그래서 난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힘내란 말 안함.그냥 어깨를 다독이거나 팥빙수를 사주고 싶을 뿐.내가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는 이런 거 한번읽어보세요 하며 책이나 영화를 추천하는 것.눈도 안좋은데 자꾸 뭘 읽거나 보라고 그래.내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봐서 좀 더 괜찮은 작가로 거듭나길 바라서 하는 말이겠지만 사양할래.사놓고 안읽은 책들도 많고 다운로드한뒤 안본 영화도 많거든.그냥 이런 책이나 영화가 있다는 소개 정도면 부담이 없고 좋아.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그 때 구해서 읽거나 볼게.마지막으로 싫어하는 말은 이걸 만화로 그려보란 말.얼굴 한 컷 그리기가 얼마나 힘든줄 아니?오토바이 한 컷 그리려면 죽는다 죽어.중노동이란 말야.그래서 난 만화작.. 2024. 8. 22.
만화는 책이 아니다. 10년 넘게 살던 도시 오산.오산은 베드타운의 성격이 짙은 도시다.10년 사이 서울에서 인구가 자꾸만 유입돼 인구 몇만의작은 도시에서 인구 15만의 중소도시로 성장했다.새로 들어선 대단위 아파트 단지들과 수많은 상가 건물들...하지만 서점 수는 늘어나지 않았다.서너 곳 밖에 안되는 서점 모두 파리만 날리고 있어 지나가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정말 돈만 많다면 서점문을 박자고 들어가 책을 모조리 사들이고 싶은 심정이다..하물며 헌책방은 말해 무엇하리.시내 단 한 곳밖에 없는 헌책방은 찾는 손님이 없어 언제나 쓸쓸했다.새로 들이는 책도 없고 나가는 책도 없는 상태...어쩌다 한 번 들어가면 딱히 볼 책이 없어 대충 한 권 사들고 오는 식이다.그날 헌책방은 모처럼 손님들로 북적였다.초등학생 대여섯명이 왁자지껄.. 2024. 8. 22.
나랏말싸미.맹가노니 영화 뒷얘기에 관심이 많다.기획부터 시나리오, 캐스팅,촬영 그리고 홍보와 마케팅까지.영화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수없이 많은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한편의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감독의 전작을찾아보게 되고 배우의 연기가 인상깊었다면배우가 출연했던 영화를 찾아보는 것이다.감독이 연출한 작품에 배우가 연달아 출연한다면 두 사람의 호흡이 잘맞는 것이고감독이 같은 제작사에서 다시 작품을 연출한다면 제작사에게 어느정도 수익을 안겨주었으리라.적어도 손해를 끼치진 않았을테다.아니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제작할 정도로 감독의 작품세계에 공명하고있든지.아무튼 이런 관계도를 그려가며 영화를 보면 영화가 훨 재밌다.영화는 감독의 작품이다.수많은 사람이 작업에 참여하지만 사람들은감독만을 기억한다.나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나.. 2024. 8. 22.
너의 바다가 되어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많습니다.고상만 선생이 쓴 동화 "너의 바다가 되어"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머릿말만 읽고 책장을 덮었었지요.그러다 근래 "너의 바다가 되어"를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술술 읽힙니다.집에서도 읽고 차 안에서도 읽습니다.읽는데 집중 하다보니 자꾸 차를 놓치고 맙니다.종로 3가역에서 내려야하는데 을지로 입구 역에 먼저내렸고 회룡역에서 내려야하는데 한 정거장을 지나쳐의정부 역에서 내렸습니다.의정부역 지하보도를 걸으면서도 읽습니다.집에 도착해 읽어도 되는데 결말이 궁금해 참을 수 없던 거지요."너의 바다가 되어"는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생명이 꺼져가는 한 어린 아이를 통해 동물원에대한 실상을 이야기 합니다.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수많은 동물이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돌.. 2024. 8. 20.
통싯굴 헨리 데이빗 소로는 환경운동의 시조다.오늘날 환경운동을 거슬러 올라가면 소로와 만나게 된다.소로는 반정부주의자로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주장하였다.실재 소로는 젊은날 월든이란 호수가에 오두막을 짓고 2년동안 살았다.이때 쓴 글들이 우리가 아는 "월든"이란 책이다.십여년 전 한 여자 후배가 내 원고를 보더니 서정적이라고 했다.그런가?의아했지만 작품을 훑어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변변잖은 실력이지만 컷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노력하였다.무신론자지만 그래도 꼭 한가지 믿어야한다면 그 것은 자연이다.자연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더불어 인간의 탐욕으로부터 반드시 지켜야할 대상이기도 하다.만약 만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환경운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작가의 작품엔 작가의 삶이 자연스레 스며있다.자신이 .. 2024.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