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192 컨실러(concealer) 얼굴의 검은 얼룩을 지우기 위해 화장품 가게에 가 비비크림을 샀다. 여러차례 발라도 얼룩이 완전 가려지지 않았다. 매장 직원이 컨실러를 써보라 추천해주었다. 컨실러를 바르니 비로소 얼룩이 완전 사라졌다. 스킨로숀만 발라 온 나로선 새로운 세계였다. 직원이 말하길 남성들이 피부미용을 위해 많이들 바른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비비크림과 컨실러를 검색해보았다. BB크림(영어: BB cream, beblesh balm 또는 beauty balm)은 독일 피부과에서 환자 피부 치료 후 자외선과 외부 자극에서 피부를 보호하고자 바르는 용도로 사용하는 게 시작이었다. 정식 명칭은 ‘블레미시 밤' 또는 '블레미시 베이스'(blemish balm 또는 blemish base). 피부과 치료 후 피부 재생이나 보호 목적으.. 2023. 11. 16. 영국 프리미어 리그 한달 내 뼈빠지게 일을해 받는 월급이 200남짓. 4인 가족의 가장으로 살아가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돈이다. 요새 물가를 보라. 만원짜리로 살게 있기나한지... 빚이나 안지며 살면 다행인데 그게 쉽나? 원금을 갚기는 커녕 이자내기도 바쁘다. 그리살다보니 나이 오십이 넘도록 남들다가는 해외여행한번 못가봤다. 아이들을 데리갈 수있는 곳이라곤 인근유원지 뿐이다. 벌이가 신통찮으니 문화생활은 꿈도 못꾼다. 한가지 낙이 있다면 티브이 화면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보는 것. 올초 "목호의난"을 내고 난 그와 한가지 약속을 했다. 책이 십만권넘게 팔리면 함께 영국에 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관람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경비 모두를 부담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한해가 기울어가는데 책이 팔리고있.. 2023. 11. 16. 초파리 2 초파리 2 자고 일어나 홈키파를 들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졌다. 어딘가 있을 초파리를 찾아내기 위해. 거짓말처럼 초파리가 단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기분이 좋아야는데 뭔가 허탈하다. 자연스레 홈키파도 쓸 일이 없어졌다. 한마디로 심심하였다. 생각해보니 놈들을 죽이는게 내겐 오락이었다. 의도한 건 않았지만 경위를 살펴보니 그렇다. 오랫동안 이어진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을 때 군인들은 불안하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되려 전쟁이 일어나길 바란다. 전쟁이 일어나 공을 세워야 한다. 무기 판매상들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일어나야 무기를 팔아 먹는다. 쌓여있는 재고를 처리해야 한다. 생각해보니 유일무이한 세계 초강대국 미국은 쉴새없이 전쟁을 일으켰다. 안끼는데가 없다. 세계 경찰을 자처하며 세계.. 2023. 11. 16. 초파리 1 초파리 1 어느날 집에 초파리가 들끓었다. 싱크대, 거실, 천장, 화장실, 방, 현관 곳곳에 초파리가 떼를 지어 모여 있었다. 며칠동안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놔뒀더니 그렇게 되었다. 작업을 하느라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쓰레기 봉투를 묶기만 해도 되는데 그게 귀찮아 손을 대지 않았던 것이다. 비상 상황임을 직감한 난 부리나케 마트로 달려가 해충 살충제인 홈키파를 사왔다. 하나 둘 세개 네 개... 뿌려도 뿌려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모기에 뿌렸를 때처럼 바로 고꾸라지지 않았다. 몇 번을 뿌려도 계속 날아다녔다. 질겨도 이렇게 질길 줄은 몰랐다. 급기야 홈키파 연기에 내가 질식해 죽을 것 같았다. 검색해보니 초파리는 12일 정도를 산다고 했다. 젖은 음식을 좋아하고 습한 곳에서 서식한단다. 일.. 2023. 11. 16. 롯데 캐슬 공사 현장 볼 때마다 마음이 안좋은 롯데캐슬 공사 현장. 다행히 사패산 1보루 2보루를 다 가리진 않았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선 덕택에 집값이 오른다하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할지 난감하다. 환경론자인 나조차 자본의 논리를 벗어나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 오늘은 200년전 필리핀의 비간 세인트 폴 대성당과 종탑을 그릴 생각이다. 종탑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고향을 그리는 조선인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렵지만 붙들고 늘어지다보면 결국 완성돼 있는 걸 지금까지 경험해왔다. 더디지만 끝까지간다. 이 말을 인생 모토로 간직하며 살아야겠다. 2017.11.15 2023. 11. 15. 머리숱 머리를 감으면 머리숱이 참 많이도 빠진다. 하루를 건너 뛰면 뭉터기로 잡힌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지금의 모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거다. 빠진만큼 자란다는데 그말이 사실인가 보다. 솔직히 머리숱이 많지는 않다. 굵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은근 신경이 쓰인다. 머리숱이 처져있음 기분이 안좋고 머리숱이 살아나면 기분이 좋다. 그날의 컨디션을 나타내주는 지표가 머리숱인 셈이다. 울울창창한 머리숱의 소유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 중 한사람이다. 봉하마을에서 연호하는 시민들께 답하느라 밀집모자를 벗어올릴 때 드러나던 머리숱은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이태 전이다. 어느날 동생이 왜이리 머리숱이 없냐고 물었다. 거울을 보니 머리숱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었다. 머릿살이 훤히 드러나보이는 머.. 2023. 11. 15. 장애인 활동 보조인 몇년 전 노들야학이란 곳에서 장애인활동보조인 교육을 받았다. 닷새동안 하루 8시간씩 총 40시간이다. 교육비로 10만원을 냈다. 특별한 사명의식이 있어서 받은 교육이 아니다. 생계수단이었다. 돈벌이가 정말정말 없으면 하려고 말이다.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지 장애인활동보조인으로 나서본 적은 없다. 바꿔말하면 그동안 만화만 그려 먹고살았던 이야기다. 충분치 않은 수입이지만 그랬다. 앞으로 나의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알 수가없다. 만화로 돈을 전혀 벌 수가 없어 장애인활동보조인 활동을 해야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실패한 삶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주어진 여건에 맞춰살아갈 뿐이다. 내게 진정 실패란 것은 만화로 돈을 벌지 못할 때가 아니다. 마음속에서 창작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지 .. 2023. 11. 15. 조국 장관 단상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박재동 선생님 소개로 한겨레신문에 릴레이 만화를 연재했었다. 한 컷짜리 만화인데 많으면 한 달에 세 번 적으면 두번 실렸고 고료는 매달 10일 경 정산해 받았다. 작은 지면이지만 중앙일간지에 작품을 연재한다는 것에 뿌듯했고 고정수입이 있어 좋았다. 2010년 10월엔 존재감도 미약한 나를 신문사에서 불러주었다. 필진의밤에 초대를 받은 것이다. 지면으로만 만나던 유명필자들을 직접 가까이 보니 꿈인가 생시인가 하였다. 경품으로 한홍구 교수가 쓴 대한민국 한세트와 조지오웰의 "나는 왜쓰는가"를 받았다. 그 때 조국 서울대 교수가 강연을 했다. 저사람은 뭐길래 이 자리에서 강연을 하나 좀 의아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인물이 참 좋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생기.. 2023. 11. 14. 용불용설 [用不用說] 후배와 대화 중 용불용설을 말하였다. 만화란게 한 번 손을 놓으면 다시 하기 힘들단 뜻으로 한 말이었다. 그러면서 든 예가 만화를 그리다 소설가로 변신을 꾀하는 이들이다. 소설로 성공을 하든 하지않든 다시 만화를 그리기가 쉽진 않으리란 거다. 왜냐면 만화는 워낙 노동 강도가 세기 때문이다. 다시 그릴 엄두가 안난다. 한마디로 고생을 하기 싫은 것이다. 폭우 속을 달리고 있는 사람은 폭우를 뚫고 계속 달려도 폭우에서 한 발 비껴난 사람은 폭우 속으로 들어가기가 싫은 이치다. 이는 나에게도 해당돼 한번 발을 빼면 만화를 그리기 싫어질 거 같다. 그러니까 비를 맞고 있을 때 계속 비를 맞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만화그리는 것 외엔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방편이 없다. 월 50을 버나 월 100을 .. 2023. 11. 14. 이전 1 ··· 17 18 19 20 21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