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작업171 붕어낚시 삼총사 표지 글씨 《진주성》 표지 디자인 때문에 편집부와 피드백을 하던 와중에 옛 일이 생각났다. 2006년 청년사에서 낸 《붕어낚시 삼총사》에 관한 일이다. 어찌어찌 인연이 되어 김남중 작가가 쓴 글에 삽화를 그렸는데 편집부에선 제목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이었다. 어렵사리 제목이 정해지자 디자인 실장은 표지 그림을 한창동안 들여다 보더니 손가락을 휘휘 저어보였다. 흡사 낚시줄을 드리우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붕어낚시 삼총사 글씨다. 책이 나온 뒤 큰형과 동생이 책을 읽었다. 작품의 시대적 공간과 무대가 우리와 많이 겹쳐서인지 다를 재밌다고 했다. 하지만 책은 팔리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에 한 참 못미쳤다. 그리고 얄궂게도 이후 작가가 다른 출판사에서 낸 책들은 엄청 잘팔렸다. 김남중 작가의 책은 지.. 2024. 2. 4. 목호의 난 콘티 고려말 제주도에서 일어난 탐라와 몽골 혼혈들이 일으킨 난을 소재로 그리고 있는 역사만화 '목호' 1회분 28페이지는 편집부로 넘어갔고 오늘 2, 회분 콘티를 다 짰다. 2회분 28페이지 3회분 30페이지. 여기 올리는 이미지는 3회분 최영장군이 목호를 진압하기 위해 서귀포 남단에 위치한 범섬을 에워싸는 장면이다. 이 만화의 하일라이트. 고려사 '최영열전'엔 최영이 부장 정룡으로 하여금 40척의 함선으로 섬을 에워쌌다고 나와있다. 목호는 모두 절벽아래 떨어져 죽고 난은 평정된다. 최영은 고려의 영웅이지만 제주도 사람들에겐 학살의 최고 책임자이기도 하다. 아니 최영의 뒤에는 공민왕이 있고 섬에서 나오는 물자를 탐하는 뭍사람들의 욕망이 도사리고 있다. 고려도 몽골도 왜도 섬사람들에게는 결국 남. 섬사람들은 자.. 2024. 1. 25. 진주성 결사대 이야기 페친이신 소재두 선생님 소개로《진주성결사대이야기》란 책을 주문하였습니다. 훑어보니 참고가 될만한 내용이 많은 듯 합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1592 진주성》원고는 이미 다 넘어가 교정 교열을 보고 있는데... 설사 이 책을 먼저 봤다고 해도 원고가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책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했겠지요. 자료라는게 너무 많아도 문제고 너무 없어도 문제입니다. 너무 많으면 상상력에 제한을 받고 너무 없으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게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스토리를 쓴 권숯돌 작가가 이야기를 잘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전쟁 중 있을 법한 이야기를요. 그 위에 제가 화면을 연출하고 그림을 그렸지요. 일부 스토리는 제가 보태서 쓰기도 하고. 어쩌면 소개받은 진주성결사대 이야기가 진주성 전투를 .. 2024. 1. 25. 목호의 난 여자 주인공 이름 고등학교 때 현진건이 쓴 장편 소설 무영탑을 재밌게 읽었다.소설 속에서 주인공인 백제 석공 아사달을 사랑하는 두명의 여인이 있는데한명은 부인인 아사녀이고 한명은 신라귀족의 딸 구슬아기다.두 여인은 미모가 아주 뛰어나다.어딜가나 뭇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아사녀의 성격은 조용하며 침착하고 구슬아기는 밝고 명랑하다.나는 아사녀도 좋았지만 구슬아기도 못지 않게 좋았다.귀족신분으로 이등국민인 백제 사람 그것도 석공을 사랑하는 구슬아기가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내가 읽은 소설 가운데 가장 사랑스런 여인이 아닌가 싶다.내가 쓰고 그린 목호의난에는 두 명의 여인이 나온다.한명은 원나라 출신의 왕비인 노국대장공주이고 또 한명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기록된 정씨 여인이다.고려사와 고려사절요 .. 2024. 1. 24. 우리집과 5.18 어머니와 큰형이 계신 오산 집으로 돌아와 5. 18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 우리집도 5.18과 동떨어져 있진 않았다. 79년 12월 시골에서 올라와 청량리에 자리잡은 우리 가족은 노점상을 하였다. 큰형과 작은형은 리어카에 오코시(강정)를 팔았고 어머니는 도라지와 머리핀, 아버지는 칫솔을 팔았다. 경찰의 노점상 단속이 심하여 어머니와 아버지는 청량리 경찰서에서 하룻밤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하였다. 어머니 말씀으론 경찰서에서 주먹밥을 주었고 함께 잡혀온 아주머니들이 하도 시끄럽게 이야기를 해대어 잠을 한숨도 못주무셨다고 한다. 80년 5월 연좌제 걸려 공군사관학교 입학을 못한 큰 형은 장사를 접고 13,14,15 삼일 연속 서울역 광장에 나가 시위 대열에 합류했단다. 뭔지는 잘 모.. 2024. 1. 24. 집안 송년회 그리고 "목호의 난 1374 제주" 어제 작은형 집에서 송년회를 했다.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나는 작은형이 "정가네소사"와 "목호의난 1374 제주"를 읽지 않은 걸 알았다.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다. 대신 책꽂이에 책들이 꽂혀 있었다. 삶이 바빠 동생 책을 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작은 형수는 시동생 책을 팔아준다며 목호의난을 스무세트를 사 주위 사람들에게 뿌리기도 했는데... 동생 책을 읽지 않은 것에 서운한 마음이 하나도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렇다고 딱히 신경을 쓰는 건 아니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에 반해 동생은 "목호의난"을 아주 재밌게 읽었다고 했다. 책을 읽으며 아릿한 슬픔을 느꼈단다. 특히 고려 여자와 몽골 남자의 로맨스가 흥미로웠단다. 그러면서 남자 주인공 이름이 뭐지 하며 물었다. 순간적으로 얼른 떠오르.. 2024. 1. 3. 1592 진주성 추가 작업 "1592 진주성".교정 교열 넘어가기 전 추가 원고를 그리고 있다.안 그려도 되는데 그리고 있다.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장면이 있어서.해자 역할을 대사지라는 연못인데 미처 그리질 못했다.더불어 질려포란 것도.총 8페이지.조금 고생스럽지만 후회가 남지않으려면 그려야 한다.8 페이지를 다 그리고 나면 작품의 완성도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암튼 사서 고생이다.그래도 1페이지를 그렸으니 7페이지가 남았다.2023.12.30 2024. 1. 3. 제주 답사 99년도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던 사라봉과 별도봉을 잊지 못한다. 사라봉에서 별도봉으로 가는 능선길은 이루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태풍에 물결치는 푸른억새에 완전히 매료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땐 몰랐다. 내가 올랐던 봉우리들이 화산폭발로 생겨난 분화구라는 사실을. 나아가 오름이란 말조차. 2013년 제주를 다시 찾고서부터 나는 오름에 매료되었다. 한라산 백록담부터 높이 4~50m되는 낮은 오름까지 시간이 허락하는 내에서 최대한 많이 오르려 했다. 제주 땅에 솟아난 오름의 수는 약 360여개. 그가운데 내가 올랐던 오름은 열일곱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한라산백록담 윗세오름 다랑쉬오름 원도봉 별도봉 사라봉 용눈이오름 송악산 바굼지오름 새별오름 검은오름 밝은오름 따라비오름 이달오름 섯알오름 토산악 물영.. 2024. 1. 3. 목호의난 1374제주 논문 얼마 전 를 주제로 쓴 논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뉴스 서평과 독자들 후기는 더러 있었다. 하지만 논문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논문을 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어제 후배와 통화를 하며 에 대해 누군가 논문을 썼다고 하니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했다. 내 작품 중에서 가장 생각할 거리가 많단다. 논문을 읽으며 어쩌면 나의 의도를 이렇게 잘알고 썼을까 놀랐다. 내가 그린 목호의난은 제주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원명 교채기 동북아시아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역사가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제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4.3 유적과 해군기지가 들어서있는 강정마을이 이를 증명한다. 논문은 변방의 의미를 고찰하면서 원명 교채기의 고려와 제주와의 관계를 풀어나간다. 내가 미처 생각못했던 것까.. 2024. 1. 1.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19 다음